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가 2016년부터 대표적 양돈산업 탄소 저감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료 내 단백질 제한 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올해 돼지에게 저단백질 사료를 먹이면 5천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시범사업(관련기사)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양돈농가들은 "관심 없다. 탁상행정이다"라는 반응입니다.
강원도의 한 양돈농가는 "정부 정책으로 저단백질 사료를 먹이면서 돼지가 크지 않고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농장에 머물면서 돈가 하락으로 어려운 농장운영을 더 어렵게 한다"라며 "3000두 이하 농장은 평균 출하일령이 205일로 피해가 더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한돈팜스 자료를 확인해 보니 2021년, 2022년 평균 199일이었던 출하일령이 2023년(1~9월)에는 평균 201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리당 2일이 증가한 것인데 전체 출하두수를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입니다. 사육규모가 작을수록 출하일령 증가는 더 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관련하여 한 사료회사 관계자는 "애초에 사료회사들은 정부의 저단백질 사료 정책에 반대했다"라며 "우리나라는 환경이나 질병 문제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저단백질 사료를 먹이니 돼지가 잘 안 크고 똥도 더 많이 싸고 돼지고기 품질도 좋지 않아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양돈 관계자는 "저단백질 사료에 5천원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생산성적이 그보다 더 가치가 떨어져버리면 저단백질 사료 먹이는 것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CP 조단백 함량이 조금 높은 것은 사실이니 정부의 정책대로 질소 배출이 떨어진다는 것은 공감한다"면서도 "출하일령이 늦춰지면 똥을 더 많이 싸고 저단백질 사료 효과가 없으니 사료 효율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다수의 농가들이 저단백질 사료 급이 후 아미노산을 따로 구입해서 먹이는 등 저단백질 사료 급여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관련하여 한 양돈농가는 "정부는 저단백질 사료 급이를 하면 탄소 배출이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돼지가 크지 않아 농장에 더 머물면서 에너지를 더 쓰면 탄소 배출이 감소하는지 농장에서 실제 데이터를 만들어서 비교해 보는 종합적 사고가 필요해 보인다"라며 "양돈농가들도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좀 더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전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