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잃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 ‘제5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2021~2025)’을 확정했습니다.
친환경농업 인증면적 비율을 2020년 5.2%에서 2025년 10%‘로 두배 확대하고, 2020년 266kg/ha인 화학비료 사용량과 10.5kg/ha인 농약 사용량을 2025년 233kg/ha와 9.5kg/ha로 각각 낮춰 친환경농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향성을 강조했습니다.
친환경농업 확대로 화학비료 및 농약 사용량을 감축하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농식품부의 전략입니다.
그런데 농식품부의 2022년 예산(관련 기사)에는 무기질 비료에 대한 막대한 지원은 담겼지만, 친환경농업은 임산부 친환경 먹거리 지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친환경농업은 뜻있는 농가의 양심에 맡겨둔 것입니다.
친환경농업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7일 '농업환경관리제도 현황과 입법·정책 과제'를 담은 보고서에서 일년동안 친환경 농업의 온실가스 감축 추정량을 농식품부의 제출 자료를 근거로 '휘발유 차가 총 69,000km 운행 시 발생하는 탄소량을 상쇄하는 양'으로 추정했습니다.
또한 2018년 일본 농림수산성의 자료에도 유기농업 수행 시 단위면적 당 0.93tCO2/ha/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친환경농업은 화학비료 및 농약 사용량의 감축뿐만 아니라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켜 생물 다양성 증대에도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연합 등은 유기농지에서의 생물종 수가 일반농지에 비해 30% 더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유기농업의 지속성과 확대, 주변 농업 농촌 환경자원 관리의 효과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온실가스 감축과 생물 다양성 보존입니다. 스리랑카는 지난 4월부터 유기농법 전환을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농식품부의 2022년 예산을 자세히 보면,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무기질 비료 가격 상승분의 80% 지원이 담겼습니다. 또한 무기질 비료 수급 안정을 위해 비료 생산업계 원료 구입자금 융자를 2,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무이자 확대합니다. 융자 금리를 3%에서 무이자로 인하하도록 예산 64억원을 반영하여 비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생산업체의 부담도 완화합니다.
국내 친환경 농업인단체는 2030년까지 친환경 재배면적 30% 확대와 화학비료·농약·항생제 사용 50% 감축을 목표로 한 친환경 저탄소 농업 육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축산 농가들은 고품질의 퇴액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뿌릴 곳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거꾸로 가는 농식품부의 탄소중립 정책, 사람도 지구도 위험합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