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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돼지고기 1kg를 만들고 소비하는데 물 5,988리터가 필요하다?

해외 물 발자국 자료, 국내 언론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 중...한돈산업 물 아끼는 노력 홍보 필요

최근 한 언론은 소고기 1kg를 만들고 소비하는데 물 1만 5,415리터가 필요하며, 이를 소비하지 않으면 그만큼의 물을 아낄 수 있다는 기사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돼지고기의 경우 소고기보다는 적은 5,988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을 아끼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전했습니다. 

 

 

해당 뉴스는 지난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작성된 것입니다. 

 

기사에서 '돼지고기 1kg = 물 5,988리터'라는 내용은 '탄소 발자국'과 비슷한 개념인 이른바 '물발자국(Water footprint)'에서 나왔습니다. 

 

'물발자국'은 상품(식품)을 생산부터 유통, 소비, 폐기하는 등의 전체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입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사용된 물의 양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수치가 적을수록 사용된 물의 양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기사에서의 구체적인 물발자국 수치는 Water footprint network라는 민간환경단체의 자료(바로가기)를 인용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 따르면 바나나 하나(200그램)의 물발자국은 160리터입니다. 사과 하나(150그램)는 125리터입니다. 커피 한 잔의 경우는 130리터입니다. 계란 한 개(60그램)는 196리터입니다. 피자 한 판(725그램)은 1259리터입니다. 

 

이들의 자료를 보고 일반 소비자들이 물발자국의 개념이나 취지에는 동의할 수 있겠지만, 실제 제시된 수치에 대해서는 얼마만큼 공감할지는 물음표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다시 돼지고기 1kg의 물발자국이 5,988리터라는 주장을 생각해본다면 쉽게 동의를 얻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기사나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마치 사실인 것 마냥 굳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해외 선진 양돈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양돈산업은 물을 적게 사용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현대화된 사육시설을 통해 분뇨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최근에는 분뇨순환 및 정화처리 시스템 등이 도입되면서 불필요한 물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토지(땅)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한돈산업이 '세계 물의 날'에 부합하는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을 산업 스스로가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할 듯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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