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은 기후위기의 주범이다"
"고기 먹으면 암 걸릴 확률 높아진다"
"공장식 축산정책 등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했다"
이같은 말은 축산과 관련해 주요 뉴스나 온라인, 심지어는 공공 보고서 등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부정적인 말입니다. 상당히 과장 왜곡된 말입니다. 일부 가짜 뉴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그간 축산업계는 '무반응이 상책'이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보화 시대에 축산업 자체를 중단시키고자 하려는 움직임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언론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여과 없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는 이 같은 고민을 축산업이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의 매우 의미 있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관련 기사).
축산관련단체협의회 김삼주 회장(전국한우협회)은 인삿말에서 "축산업에 관한 잘못된 지식이 마치 사실처럼 퍼져나가면서 축산업 폄훼를 마치 하나의 신념으로 받아들이는 풍토가 축사업의 지위를 땅에 떨어뜨리고 있다"라며 개탄했습니다.
토론회에 앞서 주제 발표에 나선 연자들은 먼저 축산업의 자성과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하나같이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함께 축산업부터 진실을 명확히 아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인 교수(중앙대학교 경제학부)는 '진짜 기후 위기의 주범은 누구일까'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주로 에너지나 (일반) 산업 쪽에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과 관련해)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인데 왜 축산이 관련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라며 놀라워했습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위원회 경제산업분과 위원장과 환경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이어진 발표에서 이상석 교수(순천대학교 동물자원학과)와 허선진 교수(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는 각각 기후 위기와 건강 위해 측면에서의 축산업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사실상 '팩트 체크(정보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것)'를 시연해 보였습니다.
이상석 교수는 "(축산업을 둘러싼) 문제점들이 실제 어떤 정확한 데이터에 의한 평가가 아니라 어떤 이미지에 의해 (부정적 인식이) 형성되지 않았나 생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축산업계가) 축산업의 공익적인 효용에 대한 인식을 조금 더 넓히고 알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허선진 교수는 현재 축산업을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의 결과는 "식품 암 발생이나 온실가스 원인 등의 문제를 축산업에 떠넘기는 경향"이 원인이라며,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김재민 실장(농장과 식탁)은 보다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사실을 알리는 책을 만들고 다큐멘터리와 인터넷 포털도 제작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축산업계 범 운동으로 확산할 것도 제안했습니다.
김재민 실장은 "이제 축산업계는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분명한 대응을 해야 한다"라며, "지방의 역설이라는 책으로 동물성 지방에 대한 인식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듯이 잘 만든 책, 잘 만든 다큐(멘터리)가 게임체인저(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 것)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패널과 참석자들은 이날 발표자들의 주장에 공감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축산의 진실을 알리는 학자들의 모임' 활동에 감사와 응원을 보냈습니다.
한 토론회 참석자는 "그간 축산업에 부정적인 기사를 보면서 답답해했는데 오늘 토론회는 매우 의미가 있었다"라며, "앞으로 축산업계가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사랑받는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고 기꺼이 동참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