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돼지 도매가격뿐만 아니라 소비자가격(축산물품질평가원 발표)이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돼지고기 물량을 방출할 것을 요구하기로 해 논란이 일 전망입니다.
국민의힘 산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위원장 류성걸 의원, 대구 동구갑, 이하 물가특위)'는 지난 24일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해 주요 농산물 가격을 점검한 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및 한국촌경제연구원, 가락시장 관계자 등과 물가 관련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물가특위'는 지난 14일 류성걸 의원(위원장)을 비롯해 9명의 국회의원과 6명의 자문위원 등 총 15인으로 구성되어 발족했습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목표입니다.
이날 물가특위 간담회에서는 전날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 자료가 화두가 되었습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5월 농림수산품의 경우 전월 대비 1.5% 상승했는데 이는 농산물(-1.7%)과 수산물(-0.3%)이 내렸으나 축산물(6.9%)이 오른 결과입니다. 축산물에서 돼지고기의 생산자물가 상승(21.8%)이 두드러졌습니다.
이에 물가특위는 밥상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돼지고기를 비롯해 쇠고기, 무, 배추, 고추, 마늘 등 14개 주요 품목에 대해 가격 동향을 점검해 매주 발표하고, 해당 정부의 비축 물량을 적기에 방출하도록 농식품부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요구가 실제 집행이 된다면 돼지고기의 경우 할당관세로 인한 수입 돼지고기 물량(5만 톤)에 더해 국산 돼지고기의 물량이 함께 추가로 시장에 풀려 가격 하향 흐름세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색할 상황이지만, 한돈농가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시나리오입니다. 농가에게만 희생(손해)을 강요한다는 소리가 나올 법합니다.
한편 같은 날 농식품부는 '6월 돼지고기 생산자물가(도매가격)는 사료구매자금 지원, 육가공업체의 수입선 다변화 등 수입 수요 증가, 할당관세 시행 등으로 하락세로 전환, 빠르게 전년 수준까지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날 도매가격은 최근 두 달간 가장 낮은 가격인 5,403원(kg, 제주 및 등외 제외)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농식품부는 '할당관세 적용과 관련해서, 이달 23일 기준 이마트에서 주문한 캐나다산 냉장 삼겹·목살 18.8톤 등을 포함한 냉장 돼지고기 총 38톤이 관세 0%로 통관되었으며, 가공과 포장 과정을 거쳐 일주일 이내 대형마트와 정육점 등에서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