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내 양돈농가에 지난 '19년과 '20년 내려진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시설' 지정이 최근 취소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관련 기사). 그 사이 두 곳의 농장은 폐업을 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도내 양돈장 37개소와 비료·사료제조시설 1개소 등 모두 38개소에 대해 '악취관리지역 외의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시설' 지정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지정 취소는 신고대상시설로 지정된 일부 농가가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지난달 9일 최종 농가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루어졌습니다.
행정심판을 진행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제주도가 신고대상시설로 지정에 필요한 근거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악취방지법에 따르면 지자체는 악취관리지역 외의 지역에 설치된 악취배출시설에 대해 악취 관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되고 복합악취 등이 3회 이상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신고대상시설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일부 농장에 대해 같은 날 여러 차례 기준을 위반한 것을 바탕으로 신고대상시설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같은 날의 경우는 위반 횟수에 상관없이 1회 위반으로 봐야 한다는 보았습니다. 또한, 몇몇 1년 이상 민원이 지속되었다는 근거도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제주도는 이번에 행정심판을 제기한 농장과 함께 동일한 조건의 다른 농장 및 시설에 대해서도 신고대상시설 지정을 취소했습니다.
이번 지정 취소로 이들은 악취실태조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한, 제주도 조례에 따른 강화된 배출허용 기준 대상에서 또한, 제외됩니다. 악취배출시설 설치신고 및 악취방지 설치 대상에서도 빠집니다.
관련해 대한한돈협회는 "그동안 제주도정과 제주도 한돈 농가들은 2017년 사태 이후 도민과 청정 제주를 위해 악취 관리 시설 투자 및 민원 감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지정취소가 현행 법령보다 과도한 행정처분을 서슴치 않는 지자체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2018년 1월 악취신고시설 지정 고시 당시 행정절차가 잘못되었다며 관련 규정을 발췌하여 지정 반대의견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