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돼지 백신 시장은 어느 정도일까요?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전체 동물용 백신 시장은 약 2천5백억 원('20년 도매 기준)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돼지 백신은 축종별 1위로서 1천92억 원(구제역 백신 제외)입니다. 돼지에 사용하는 구제역 백신을 여기에 더하면 전체 백신 시장의 과반 이상을 훌쩍 넘습니다.
돼지 백신은 크게 수입 백신과 국내 생산 백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체감적으로 알 수 있지만, 아직까지 수입 백신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입백신은 수입 후 어떤 환경에서 보관되었다가 동물약품점 혹은 동물병원을 거쳐 최종 농가에 배송될까요?
수입백신업체 가운데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전문기업 '히프라(Hipra)'의 한국지사인 '한국히프라'에게 백신 보관 및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인 '고려택배'를 지난달 23일 방문했습니다.
'고려택배'는 경기도 화성에 본점을 둔 의약품 전문 종합물류서비스 기업으로서 한국히프라 외 다수의 인체의약품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려택배는 정부가 인정한 우수의약품유통관리기준(KGSP) 인증업체입니다.
먼저 히프라 백신의 국내 수입 과정은 어떻습니까?
한국히프라는 한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제품이 수입되도록 발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 단위의 수입으로 한국히프라는 재고 보유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고객에게는 항상 새로운 배치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수입품목에 대한 일정과 수량이 확정되면 품질관리부서에서는 제품 출고에 필요한 '국가 검정'을 동시에 준비합니다. 각 제품별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정품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제출하고, 검정 통과 이전까지의 제품은 철저하게 통제된 상황 하에 (고려택배 내 한국히프라 전용 냉장창고에) 보관합니다.
검정에서 최종 통과되면 비로서 해당 제품을 출고할 수 있습니다.
전용 냉장창고 내 백신의 보관이 잘 되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모니터링 되고 있습니까? 설정된 보관온도는?
백신의 보관온도는 2~8도가 일반적입니다. 백신 보관창고는 이 온도로 설정되어 있으며 24시간 자동으로 데이터가 저장됩니다. 온도 이탈이나 시스템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비상 알람이 관련 운영진에 바로 전송이 되어 즉시 대처가 가능하게 운영됩니다.
냉장 설비의 고장에 대비하여 보관창고 내부의 설비는 이중으로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특히, 예비전력 시스템을 운영하며 주기적인 시운전을 통해 정전 등의 비상상황에도 대비되어 있습니다.
대리점으로의 백신 발송 과정은 어떻습니까?
한국히프라는 실시간 주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체 영업부서에서는 모바일 어플(앱)을 통하여 현장에서 주문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는 유통관리 시스템으로 바로 전송됩니다.
시스템으로 전송된 데이터는 지원부서와 영업부서의 양방향 확인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되게 되고, 이후 고려택배로 전송됩니다. 고려택배에 전송된 주문 내역은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완료되며, 제품 특성과 수량에 맞춰 포장과 직접적인 핸들링이 진행됩니다.
이렇게 포장이 완료된 제품은 저녁~새벽 시간에 대형 화물차를 이용하여 각 지점으로 배송이 되고, 지점으로 발송된 제품들은 다음날 이른 오전에 분류 작업을 거쳐 각 권역별 지정차량에 의해 주문 대리점으로 배송됩니다.
한국히프라는 '익일 도착 원칙'을 위해 일련의 모든 과정은 정해진 시간 내에 이루어지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고려택배의 전용 의약품수송차 외 다른 일반 택배사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대리점에서 불편한 점도 있을텐데 어떻게 이해를 구하고 있나요?
아직까지 국내에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배송하는 업체는 극히 소수입니다. 대부분의 택배 업체들은 일반 제품과 함께 의약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오염이나 손상과 같은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온도에 민감한 백신 제품의 경우 '콜드체인(냉장 온도 유지)'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 효력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백신 운송에 대한 모니터링도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운송과정의 문제로 제품 품질에 손상이 있을 경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온전히 고객과 기업의 손실로 이어집니다.
의약품 전문 배송 업체는 천재지변과 같은 부득이한 문제로 배송이 지연될 경우 지역 센터에서 포장을 해체하여 냉장 보관하는 '지점 자체 보관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반면, 일반 택배는 이러한 프로세스가 없습니다.
또한, 의약품 수송차량은 한정된 대리점만을 순회하기 때문에 차량의 이동에 따른 질병 전파의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반면, 일반 배송차량들은 농장이나 특정시설에 대한 출입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전염성 질병의 예방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의약품 전문 배송에 대해 고객의 인식이 차츰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해를 드리는 것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인식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앞으로도 직접적인 설명과 홍보를 통해 이해를 높이고자 합니다.
고려택배와 같은 우수의약품유통관리기준(KGSP) 규정에 따른 전문 물류서비스 업체를 이용하는 장점은 무엇입니까?
보관과 배송을 한번에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물류관리의 큰 이점으로 작용됩니다. 모든 일련의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이 용이하고, 관련 인원들의 제품에 대한 이해도도 높기 때문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시스템 운영을 통해 문제 발생시 빠른 원인 분석이 가능합니다.
국내 대부분의 동물의약품은 보관을 제조소에 하고 배송을 외부 택배업체를 통해 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배송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복잡한 해결 단계가 필요하게 됩니다.
대리점에서 백신을 올바르게 보관하는 것에 대해 한국히프라가 따로 지원하거나 활동하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한국히프라는 계절마다 로그 기록계를 이용하여 배송 상태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온 변화에 따른 제품 수량에 적합한 포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리점이 한국히프라 백신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히프라는 대리점 내 백신 냉장시설의 온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고객에게 전자식 최저 최고 온도계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백신 보관이 잘못될 경우 백신 효과에 어떤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까?
생백신의 경우 높은 온도에 장기간 보관될 경우 백신이 사멸하여 유효농도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쥬번트와 함께 조성된 백신은 냉동상태로 들어갈 경우 성상의 변화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적정 보관온도의 일탈은 예상할 수 없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될 부분입니다.
특히, 농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백신 잔량을 냉장 보관할 경우가 많습니다. 주사침에 의해 천공된 부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오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지양해야 합니다.
농장에서 백신 보관과 관련해 주의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백신 설명서에 포함된 보관온도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보관하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농장에서 백신 보관 목적으로 사용하는 냉장고의 온도가 너무 낮거나 높을 수 있습니다. 최저 최고 온도기록계를 이용하여 주기적으로 확인해 보실 것을 권장합니다(관련 기사).
농장은 백신의 최종 사용처이기 때문에 수령 후 가급적 빨리 소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접종 일정에 따라 정확한 주기로 주문하는 것이 보관에 대한 리스크를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향후 관련 계획이나 추가적으로 하고픈 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한국히프라에서는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전문 배송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리점과 사용자에 홍보할 예정입니다.
최적의 상태의 백신이 농장 동물들에 적용될 수 있도록, 히프라 백신을 취급하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백신 취급 교육과 컨설팅도 제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