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류영수 교수의 '돼지부종병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개선 방안' 원고를 5회에 걸쳐 나누어 싣습니다. 모쪼록 돼지부종병 문제를 해결하거나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현장에서 안면부의 부종, 신경증상, 폐사, 부검 시 소화기의 부종증상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쉽게 부종병을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베로독소에 의해 심한 혈관손상이 진행된 개체에서만 확인되므로, 전반적인 농장내 부종병 대장균 감염 상황을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미 육안으로 부종이 보이고 폐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종병을 진단하는 경우는 부종병이 아주 심하게 진행된 상황으로, 해당 농가는 최소 한달 이상, 때로는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이고도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된다.
안검 부종이나 신경증상과 같이 특이적 임상증상이 보이지 않는 농장에서 베로독소 유전자를 가진 대장균이 검출될 경우, 귀 부위의 괴사 소견이나 부검시 위벽의 충·출혈 등 혈관 손상과 관련된 증상을 통해 비임상형 부종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귀 괴사나 위 출혈 등이 관찰되는 농장에서는 정밀 진단을 통해 베로독소 유전자를 검출하여 이로 인한 피해가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진단해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부종병에 의한 피해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구간별로 구강액 샘플이나 면봉으로 채취한 분변 등을 활용한 실험실적 진단이 가능하므로 수의사의 도움을 얻어 확인해볼 것을 추천한다.
부종병 대장균의 국내 유병률은?
부종병 대장균의 감염경로는 '분변-경구' 감염이다. 분변으로 배출되는 부종병 대장균을 다른 돼지가 먹음으로써 감염이 발생된다. 그러나 단순히 분변을 직접적으로 먹는 식분 행동으로 감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안산 소재 유치원의 햄버거병 발생에서 베로독소 생성 대장균에 감염된 형과 같은 욕조에서 목욕을 했던 동생도 감염된 사례가 발표되었다. 이처럼 오염된 환경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부종병 대장균은 사료, 물 등 오염된 각종 물질을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되면서 돈군 내에 순환하게 된다.
대장균을 검사할 때는 대장균 섬모와 독소를 생성하는 유전자를 확인하게 된다. 여기에서 베로독소를 생성하는 유전자가 확인되는 경우, 부종병 대장균 양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
최근 HIPRA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구강액 샘플을 활용해 국내 134개 농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83개 농가에서 베로독소 유전자가 양성으로 확인되어 62%의 양성율을 보였다. 이를 통해 국내 많은 농가에서 부종병 대장균이 분변-경구 경로를 통해 순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장균 부착인자에 따른 피해정도의 차이?
건국대학교 연구팀에서는 국내 양돈장에서 채취한 샘플을 대상으로 대장균 섬모 항원과 부종병의 병원성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베로독소를 포함한 독소 유전자 5개 생성 대장균의 부착인자 8개를 분석하여 농장에서 나타나는 임상증상을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대장균이 부종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대장균 표면에 F18과 AIDA가 부착인자로 같이 발현된 경우, 실제 농장에서 임상형 부종병으로 부종 증상이 관찰되는 경향이 많이 있었으며, 여러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베로독소 유전자가 있으면서도 비임상형으로 관찰되는 농장들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더욱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숫자의 검체를 분석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부종병 대장균 표면에 발현된 부착인자의 패턴에 따라 임상증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돼지부종병에 대한 폭넓은 이해화 개선 방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