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나 와인 등의 당도를 측정하는 '당도계(당도측정기)'로 모돈 초유의 면역 수준과 자돈이 초유를 충분하게 섭취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같은 사실은 최근 한국히프라 주최의 온라인 강의(관련 기사)에서 소개되었습니다. 강의에서 엔릭 마르코 수의사(Enric Marco, Marcovetgrup S.L.)는 '다산성 모돈 도입으로 면역 전달에 있어 초유 급이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는데 초유 품질이 괜찮은지, 초유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를 평가하는 쉬운 방법이 있다'며 '당도계(굴절계)'를 소개했습니다.
'당도계'는 용액 중의 당의 함량(농도)을 측정하는 계기입니다. 빛의 굴절 현상을 이용해 당의 함량을 측정하며 단위는 %와 같은 의미인 '브릭스(brix)'를 씁니다. 용액 100g 속에 당이 10g 들어 있다면 당도는 10브릭스가 되는 것입니다.
엔릭 수의사는 '당도계로 측정해 나온 브릭스 값과와 감마 글로블린이라 불리는 면역항체(면역글로블린) 수준에는 일정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릭스 값이 높을수록 항체 수준도 높다는 것입니다.
엔릭 수의사가 인용한 해당 논문(Evaluation of the agreement between Brix refractometry and serum immunoglobulin concentration in neonatal piglets, 2021)을 살펴보면 연구팀은 3개의 다른 농장에서 45마리의 모돈과 269마리의 신생자돈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모돈으로부터 초유와 신생자돈으로부터는 혈액(혈청)을 각각 채취해 실험실에서 면역글로블린 가운데 하나인 IgG 함량을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광학 당도계와 디지털 당도계로 얻은 브릭스 값과 비교·분석하였습니다.
결론에서 연구팀은 '신생 자돈은 태어날 때 항체가 없기 때문에 출생 직후 적절한 면역을 얻기 위해서는 충분한 초유 섭취가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당도계가 실용적이고 빠른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자돈 혈청의 항체 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자돈이 항체가 부족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초유 섭취 개선을 통해 이유 전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모돈 초유 내 IgG 수준과 브릭스 값과의 관계를 연구한 다른 논문(Validation of Brix refractometer to estimate colostrum immunoglobulin G content and composition in the sow, 2016)에 따르면 초유의 브릭스 20 미만은 낮은 수준의 IgG 함량을 나타낸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브릭스 20~25는 경계 수준, 25~29는 적정 수준, 30 이상은 아주 좋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