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류영수 교수의 '돼지부종병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개선 방안' 원고를 5회에 걸쳐 나누어 싣습니다. 모쪼록 돼지부종병 문제를 해결하거나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장내에서 부종병 대장균이 증식하며 생성한 베로독소는 혈관 내로 흡수된 후 부착인자를 통해 세포 내로 침투하게 된다. 독소인자가 혈관 내피세포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베로독소는 혈관이 분포된 신체의 모든 부분에서 전신적인 임상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부종병은 단순히 증상이 관찰되는 부종이나 소화기 질병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병리학적 기전인 혈관손상을 기준으로 전신성 질병으로 인식하고 관리해야 된다.
돼지부종병은 단순히 소화기 질병이 아닌 베로독소에 의한 전신적 혈관손상까지 고려되어야..
동물의 모든 기관에는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필요하며, 각 기관에 가장 넓게 분포하면서 이러한 영양분과 산소의 공급 통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혈관이다. 즉, 음식물로 섭취한 영양소와 호흡으로 교환된 산소 모두 혈액 순환계를 거치지 않고는 전신 세포로 전달될 수 없다.
이러한 혈액순환계에 흡수된 베로독소는 큰 혈관을 따라 전신 장기에 전달되게 되며, 특히 혈관이 얇은 모세혈관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베로독소에 다량 노출되는 경우에는 손상된 혈관으로 체액이 누출되어 특징적인 눈꺼풀과 안면부의 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개체에서는 뇌의 혈관에 손상을 입혀 신경조직 주위에도 부종이 발생하게 되고 신경증상이 관찰되게 된다. 부검 시 위의 충·출혈과 부종이 보이거나 장의 결장 간격이 넓어지고 수분이 많이 관찰되는 증상도 베로독소에 의한 영향이다.
돼지가 위축되다가 폐사하는 다른 질병들과 달리, 부종병은 건강한 돼지가 갑자기 폐사하여 과거에는 '부자병'이라고 불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 역시 부종병의 주요 원인인 베로독소의 특징에 의한 것으로 한번에 많은 양의 독소가 흡수된 경우에 건강하고 사료를 잘 섭취하던 돼지가 갑작스럽게 폐사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베로독소는 이유 후 폐사율 증가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소화 효율 저하와 증체 효율 감소로 출하일령 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
부종병에 의한 이유 후 생산성적의 저하
부종이나 신경증상이 없는 농장에서도 베로독소에 의한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부종병은 생성된 베로독소의 양에 따라 증상 발현수준이 달라지게 되며, 크게 임상형/만성형/비임상형 부종병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아직 이러한 병원성의 발현 양상의 차이와 대장균 유전자 조합의 관계 등은 정확하게 구명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베로독소를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이 농장 환경에 존재하고 이 균이 구강 감염을 통하여 장내에서 증식하는 것이 확인되는 경우라면, 체액 누출로 인한 부종까지 관찰되지 않더라도 베로독소에 의한 혈관 염증과 괴사로 인한 농장의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비임상형 부종병의 농장은 심한 부종이나 안면부 특히 안검의 부종과 같이 과거 교과서에서 언급되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귀끝이나 꼬리 등 말단부의 괴사가 관찰되거나 소화기와 안검과 같이 모세혈관이 많이 분포된 부위에서 충·출혈이 증가하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농장에서 베로독소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 ①전신적인 염증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②소화효율 저하와 혈관을 통한 영양공급의 저해, ③각종 염증성 물질의 과다 생산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증체 성적과 사료 효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부종병에 의한 이유 후 폐사가 발생하지 않는 농장일지라도, 부종병 대장균의 순환이 실험실적으로 진단될 경우 생산성 개선을 위해 베로독소에 의한 손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컨트롤 방안을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돼지부종병에 대한 폭넓은 이해화 개선 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