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멧돼지를 관할하고 있는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유입 및 확산 예방 관련 이들의 개체수 조절에 대해 '미온적'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 있습니다. 관련 환경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처음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환경부는 18일자 세계일보의 '휴전선 멧돼지 돼지열병 검출 두 배 증가...정부 방역 비상(바로보기)'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ASF에 대비하기 위해 멧돼지 개체수를 대대적으로 감축(1/3수준 등)하는 것은 타당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환경부는 여러 근거를 대었습니다. 먼저 멧돼지로부터 사육돼지로 ASF가 전파된 사례가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경우 1.4%, 그 외 유럽·아시아의 경우 확인된 바 없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러시아의 방역실패를 예처럼 멧돼지 개체수 저감을 위해 대대적 사냥에 나설 경우 멧돼지의 이동성이 증가해 외려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고, 멧돼지는 번식력이 강하고 위협을 받을 경우 출산을 확대(연 1회 출산 → 2회 출산)하므로 개체수 저감이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ASF 관련 멧돼지 관리에 대한 별도의 권고사항이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환경부는 "ASF 방역을 위해서는 멧돼지와 사육돼지 간 접촉 가능성 차단이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ASF 발병시 피해의 심각성과 유해야생동물로서 농작물 피해도 큰 점을 고려하여 시·군 포획단의 규모를 늘리는 등 멧돼지 포획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관련해 대한한돈협회 등 한돈산업은 ASF 국내 유입 예방과 확산에 따른 피해 경감을 위해 야생멧돼지 개체수를 선제적으로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은 지난해 9월 야생멧돼지에서 시작된 돼지열병이 현재까지 2개 현(縣)의 31건의 양돈장 발생으로 12만2천 두의 돼지를 살처분했으며, 789두(18일 기준)의 돼지열병 양성 야생멧돼지가 발견되는 등 계속 확산 추세(1개 현-->5)입니다(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