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멧돼지에서의 ASF 감염사례가 속출하며, 게다가 남쪽으로의 확산 가능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가 야생멧돼지 개체수 저감 성과를 통해 순환감염을 제어할 수 있는 수준에 접어들었다고 밝혀 논란이 일 전망입니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이 실시한 '2차울타리' 내 지역을 대상으로 멧돼지 개체수 현황 조사에서 ASF 발생 전('19년 10월 8,237마리)과 비교해 최근('20년 9월 1404마리)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개체 수가 약 83% 감소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당 멧돼지 개체수인 서식밀도는 '19년 6.1마리/㎢에서 '20년 1.4마리/㎢로 감소하여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순환 감염을 제어할 수 있는 수준(2마리/㎢ 미만)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환경부는 2차울타리 지역을 포함한 광역울타리(약 3,176㎢ 지역) 내 개체수는 '19년 10월 2만 2,203마리에서 25~35% 감소한 약 1만 4,000~1만 6,000마리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20년 포획 및 폐사체 발견 실적을 활용 추정).
이에 대해 환경부는 ASF 발생 이후 감염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수확기 피해방지단 활동기간을 확대하는 등 야생멧돼지 개체수 저감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환경부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매우 긍정적인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간 환경부의 태도와 자료 신뢰를 볼 때 의심의 눈초리를 지울 수 없습니다.
ASF 발생 이전 환경부는 산업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 야생멧돼지 통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견지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3일 연천 비무장지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3주가 지나서야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멧돼지 확산 차단에 나선 바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감염멧돼지 관련 자료에 대해 농식품부뿐만 아니라 민간 연구자 등에조차 투명한 공개 및 공유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환경부가 밝힌 ASF 순환 감염을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의 '2마리/㎢ 미만' 관련 근거도 명확치 않습니다. 한돈산업에서 요구하고 있는 3년 동안 매년 75% 멧돼지 감축 요구에 '83% 감소'라고 단지 주장하고 싶었을 뿐으로 해석됩니다.
광역울타리 개체수 추정 감소 수준(25~35%)은 2차 울타리 83% 감소 성과(?)를 무색케 합니다. 이런 가운데 2차 울타리는 감염멧돼지 발생지역 확대에 따라 계속 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길이만 434km에 달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에 해당합니다.
환경부가 내놓아야 할 것은 저감 실적이 아니라 근절 계획이고, 이에 앞서 지자체와 한돈산업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환경부의 불통에 최종 고통받는 것은 한돈산업입니다.
한편 현재(3일 기준)까지 누적 ASF 감염멧돼지는 총 782건(파주 98, 연천 289, 포천 18, 철원 34, 화천 299, 춘천 3, 양구 20, 인제 17, 고성 4)입니다.
환경부는 본격적인 수렵철인 겨울철이 다가옴에 따라 지자체와 협력, 양성개체 발생상황 등을 고려하여 보다 제한적인 총기 사용 허용 확대 등 적극적인 포획을 실시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