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일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생활안정 지원방안(이하 대책)’의 일환으로 사료구매자금의 상환조건을 연장(관련 기사)하는 것과 함께 발표한 것이 있습니다. 돼지고기 할당관세 물량 확대와 도매시장 도축수수료 지원 등입니다. 농가 입장에선 전자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후자는 경악할 소식입니다. 이래저래 돼지 도매가격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8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주요 축산물에 대해 할당관세 적용과 도축비 지원확대 등을 통해 시장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현재 돼지고기에 더해 소고기·닭고기·커피·분유 등 7개 품목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소고기의 할당관세 물량은 10만 톤에 달합니다. 닭고기 물량은 8.25만 톤 수준입니다. 또한, 돼지고기 할당관세 물량은 현재 5만 톤에서 2만 톤을 추가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결국 올해 돼지고기의 전체 할당관세 물량은 연말까지 최종 7만 톤이 되는 셈입니다. 2만 톤은 삼겹살 성수기인 7~9월에 대응해 전량 삼겹살 물량(냉장·냉동 각 1톤)에 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농식품부는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7월부터 도매시장 도축수수료(2만원/마리)를 6주(7.11~8.21)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추석 성수기 3주(8.22~9.8)간에는 도축되는 모든 한우 암소(10만원/마리)･돼지(1만원/마리) 도축수수료를 지원하여 성수기 가격 안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예산  약 147억 원을 투입합니다. 

해당 소식에 농가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 물량이 인위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모자라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돼지두수를 지원금을 미끼로 늘린다면 하반기 돼지 도매가격은 가파르게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미 사료회사들이 하반기 추가 사룟값 인상을 공언한 상황에서 우려는 더욱 컸습니다. 

당일 대한한돈협회(회장 손세희, 한돈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돼지고기 할당관세 2만 톤 추가와 도매시장 도축수수료 지원 계획에 대해 즉각 철회를 요청했습니다.

한돈협회는 "계속되는 사료가격 인상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ASF 위협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 대책은 서민과 축산농가 부담 완화’라는 목적과는 달리 인위적인 시장개입으로 농가 피해를 가중시키고, 소비자 편익은 없는 정책이라 판단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돈협회는 11일 오전 9시 30분 전쟁기념관 앞에서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를 비롯해 잔국한우협회, 대한양계협회, 한국토종닭협회 등과 '수입 축산물 무관세 개정 철회'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