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 산하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위원장 조호성 교수, 전북대 수의대, 이하 '감염병특위')가 이번 고성 농장 ASF 발생(#18)와 관련 재발 및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책 강화 방안을 방역당국과 양돈농가(한돈협회) 등을 대상으로 지난 11일 제안했습니다.
감염병특위는 우선 "이번 고성 양돈장의 ASF 발생은 멧돼지의 지속적인 발생 상황에서 양돈장으로의 감염을 막아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아울러 "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상황은 접경지역에서의 단순 확산이 아닌 전국적인 확산 기로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으로의 "ASF 방역은 '야생 멧돼지에 의한 확산방지 대책'과 '양돈장 유입을 막는 차단방역 강화'의 두 축을 유지하는 원칙이 지켜지는 상황에서 방역 조치를 개선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감염병특위는 먼저 방역당국에게 '8대 방역시설이 곧 ASF 유입차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행과 확인 절차가 포함된 프로그램이 수반되어야 하며, 방역당국은 이를 농가에 적극적으로 이해를 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방역조치 과정에서 양돈농가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개선 방안 마련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농가에게는 '국내 ASF 발생이 대부분 모돈에서 발생하고 있으므로 모돈사 출입 소독절차 등 방역당국의 요청사항을 철저히 지키고, 시설기준을 포함한 어떠한 조치도 완벽한 방역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방역시설 설치와 함께 방역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는지를 스스로 점검·평가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멧돼지와 관련해서는 '가을 이후 경작지와 양돈장 주변으로 이동이 많아지는 멧돼지의 생태 특성상 야생멧돼지 접촉 차단을 위해 양돈장 주변 야산의 울타리 설치를 통한 완충지대 설정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양돈장을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울타리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밖에 감염병특위는 ▶개별 양돈장 및 양돈 단지 중심의 차단방역 시스템과 지자체 방역조직이 연결된 '지역 방역시스템'의 구축 ▶비발생 지역의 가축방역관, 양돈농가 및 수렵인에 대한 '맞춤형 강화된 방역조치 및 교육' ▶야생멧돼지와 사육돼지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지자체 내 '동물 감염병 제어 전담 부서'의 신설 ▶접경 지역을 통한 동물 감염병 유입의 해결을 위한 '남·북 공동 대응 및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주장했습니다.
감염병특위는 ASF, 구제역, 고병원성 AI 등 재난형동물감염병 관련 민간 수의사 차원의 논의 기구입니다. 지난해 6월 대한수의사회가 정식 산하 조직으로 출범시켰습니다(관련 기사). 최근까지 이들 감염병뿐만 아니라 돼지 관련 코로나19 및 중국 신종 인플루엔자 등의 긴급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방역정책 회의 및 현장에도 직접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