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돼지와사람'이 찾아간 지난 14일 여의도 단식농성장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이 날은 무(미)허가축사 적법화 기한연장과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무기한 농성 22일차, 단식투쟁 8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전 11시 20분에 단식 중이던 축산단체협의회(이하 축단협)의 대표, 문정진 회장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져 긴급하게 병원으로 후송되었습니다.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다녀가고, 오후 3시가 넘어선 시간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위원장(자유한국당)은 면담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후 5시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김영록 장관이 여의도 농성장에 방문하고 축산단체장들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농식품부, 환경부, 국토교통부와 TF(실무)팀을 구성하겠다'는 발표를 설이 끝나는 19일(월)에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무조정실 주관 TF(실무)팀을 통해 관련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축산단체장들은 설 연휴 기간에도 단식을 계속 진행해야 할지 아니면 끝내야 하는지 의견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결국 축단협은 일단 단식은 풀고 3월 24일 이전까지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습니다.
축산단체장들은 이제 장기전을 준비하자고 말하면서도, 끝까지 단식으로 의견을 관철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몇몇 단체장들은 붉어진 눈가를 닦았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제도개선이 되지 않은 이상 근본적인 변화는 없지만 미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축사 적법화 허가를 신청한 농가, 또는 9월 24일까지 적법화 계획서를 제출한 농가는 적게는 몇개월에서 2년까지 기간이 연장됩니다. 그리고 국무조정실 주관 TF(실무)팀을 구성하라는 요구를 관철시켰습니다.
설 연휴동안에도 농성장의 불은 꺼지지 않고 타올랐습니다. 오히려 명절을 지내고 다시 합류하는 인원들과 지역 축산농가들의 방문으로 투쟁의 열기는 더해가고 있습니다.
19일 여의도 국회 앞 천막농성장에서 축단협 전체회의를 갖고 앞으로 대응 수위 및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성명서 및 기자회견, 대정부 투쟁 축산인궐기대회 등에 대해 논의하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한돈협회 하태식 회장은 '만족스러운 기한연장은 아니지만 최대 2년까지 기한연장을 얻었고 국무조정실에 TF팀도 구성될 것이다'면서 '정부대책에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제도개선이 포함되도록 해결방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