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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심보감(7) 포유자돈 생존을 위한 비상구] 너 정말 PED 맞지?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돈심보감(豚心寶鑑)은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요즘 농가들은 약간 긴장 상태다. 그럭저럭 사이 좋게 지내왔던 유통업체와 최근 낯을 붉히며 옥신각신 하는 일도 있었고 갑자기 출하두수가 많아져서 앞으로 유통업체 눈치를 봐야 하나 하는 생각에 살짝 불안해진다. 돼지값도 한 달 새에 75마리 한 차당 500만원 이상 떨어지니 밥을 먹었는데도 안 먹은 것처럼 허전하다. 

더구나 어렵게 만들어 놓은 귀한 자돈들을 겨울철 불청객이 탈탈 털어가는 일이 주변에서 일어나기라도 하면 그간 꽤 통이 크던 호기는 사라지고 간도 작아지게 마련이다.

그렇다 해도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산과 험난한 길을 오기와 뚝심 하나로 여기까지 헤쳐 온 베테랑이라면 작은 바람에 크게 흔들릴 필요는 없다. 크고 어려운 일 앞에서 오히려 의연해 지는 자가 아름답다.

이번 돈심보감 7편에서는 겨울철에 포유자돈들을 약탈해 가는 무법자, PED(돼지 유행성 설사병)에 대한 필자의 경험과 몇 가지 팁(Tip)을 나누고자 한다.



1. 최근 뜸했던 불청객이 다시 돌아오다.

2013년 미국에서 폭발적인 PED 확산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도 PED로 인한 몸살을 2015년까지 심하게 겪고 나서 한동안 잠잠하게 지내왔었다. 그런데 PED는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는 추세다



일단 한 번 들어오면 1년 농사를 망가뜨려놓고 후유증도 대단히 큰 PED는 몸통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야만 막아 낼 수가 있으므로 지난 돈심보감 3편에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시기를 바란다.

지난 여름 이후 밀려서 종부가 들어갔던 초산모돈의 집중 분만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PED를 맞게 되면 백신 접종을 했다고 하더라도 면역이 부실하기 때문에 첫 분만부터 포유자돈을 모두 잃게 되는 초산모돈은 포유 자극이 없어져 유선 발육도 안되고 자궁 회복 불량으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을 떠안고 가야 하므로 장기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필자가 약 10년 전에 경험했었던 PED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겠다. 아마도 PED 발병 시 대응 하는데 있어서 좋은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거래 중이던 충북 소재 D농장(모돈 650두)의 농장주는 난생 처음으로 돼지를 키워보는 완전 초보 양돈 새내기였다. 그러나 새롭게 돈군을 조성하였던 그 농장은 분만이 터지기 시작한 지 6개월 동안 초산 위주의 산자수는 15두 전·후에 이유 성적은 평균 12두에 육박하며 당시의 성적으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우수한 번식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높은 이유 성적 때문에 엄청난 밀사 속에서도 140일령대 초반이면 이미 110kg 가까운 체중에 출하를 할 정도였으니 필자도 돼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계기도 되었다.



아래 사진은 필자가 지금까지 기억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장면인데 당시 산자수가 너무 많아서 당장 양자를 보낼 곳도 없는 상황에서 15두나 되는 포유자돈을 위축돈 하나 없이 똑 고르게 키워내고 있는 해당 농장 초산모돈의 모습이다.



그런 경이로운 D농장의 성적에 누구든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양돈 초보 사장님은 돼지를 수 십 년을 키워본 베테랑도 내기 어려운 높은 성적에 대한 자부심으로 들떠서 어깨가 우쭐할만했다.

결국 성적이 좋다는 소문에 거래하던 도태모돈 장사꾼 한 분이 분만사 돼지를 한 번 보고 싶다고 조르는 바람에 농장주는 그를 분만사에 들이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돼지 장사꾼은 도태돈을 싣고 다니던 트럭을 농장으로 깊숙이 들어와 세워놓고서 소독 절차도 없이 분만사에 들어왔고 돼지 질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사장님께서는 가장 위험한 선택을 한 것이다.

때는 3월,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어느 날 D농장의 사모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의 밝던 목소리와는 달리 사모님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이부장님, 우리 분만사에서 포유자돈들이 태어나자마자 설사를 하면서 다 죽어요. 농장장님은 설사병 같다고 그러시는데 약도 안 듣고 도무지 방법이 없는데 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돼요?”

몇 가지 질문을 하면서 PED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고 사장님이 도태돈 장사꾼에게 분만사 성적을 자랑하고 싶어서 보여줬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당시 D농장은 모돈들의 상당수가 2산차 위주였고 초산돈들도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모두 저산차 모돈들인데다가 새롭게 조성된 돈군이어서 질병에 대한 면역은 제로 상태였고 모돈 650두가 배치도 나뉘어지지도 않은 채 한 개의 분만동에서 모두 한꺼번에 연속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었다. 

자칫 어설프게 대응하게 되면 장기전으로 가서 농장이 쑥대밭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필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단숨에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농장으로 페달을 밟았고 분만사 상황을 보고 나서 PED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나서는 사모님께 단호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사모님, 지금 문제되고 있는 이 설사병은 보통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가서는 후유증이 심각해 집니다. 우리는 반드시 열흘 이내에 끝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사모님은 그게 가능한 일이냐며 희망과 의심이 섞인 눈으로 필자를 쳐다보며 되물었다.

“사모님, 제 말대로 하시죠. 일단 앞으로 10일 이내에 분만할 모돈들은 모두 강제 유산을 시키세요. 그리고 지금 설사를 왕성하게 하는 자돈들 중에 분만한 지 10일 이내에 있는 자돈들은 모두 손수레에 담아서 돈분장 옆으로 모아 주세요.”

분만을 열흘 앞둔 모돈들을 강제 유산시키라는 말에 사모님은 머뭇거리면서도 필자의 10일 이내로 모든 걸 종식시키자는 말에 결국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해 주었다.

당시 결정은 한국전쟁 당시 빠르게 남하하는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하며 한강철교 폭파를 결정한 것에 비유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필자는 면역력이 없는 저산차 모돈의 분만이 많은 상황에서 바이러스를 신속히 제거하고 감염 고리 차단을 위해 열흘 치 분만 대기돈의 강제 유산과 분만 후 10일 이내의 설사하는 포유자돈을 모두 제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과감한 결정을 내린 필자는 즉시 650마리의 모돈을 인공감염 시키기 위해 최소 100마리가 넘는 포유자돈들의 배를 가르고 인공감염 재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PED 인공감염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입장은 질병의 상재화가 우려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어서 가급적 인공감염을 자제하라는 쪽으로 권장할 때였고 분만을 앞둔 모돈을 강제 유산까지 시키는 현장 사례는 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그처럼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린 데는 몇 년 동안 PED를 직접 겪으면서 얻었던 경험적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어떤 농장은 필자의 권유보다는 주변에서 인공 감염을 자제하자는 조언을 듣고 계속 버티다가 최대 보름이면 끝낼 일을 한여름이 올 때까지 무려 5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PED를 두들겨 맞고 만신창이가 된 경우도 있었다.
잘못된 판단은 그렇게 농장의 문을 닫게 만들 수도 있을 만큼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걸 익히 보아 왔었던 터라 나름 필자는 PED에 관한 한 아래와 같은 결론을 이미 갖고 있었다.

“PED와 싸워서 이겨보겠다고 백신을 접종하고 오만 가지 치료를 하며 버티기 전투를 벌이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PED는 가장 빠른 시간에 감염 고리를 끊고 면역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인공감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질병이 있는 농장이 상재화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어차피 새끼를 낳으면 1주일 이내의 자돈들은 모두 폐사로 이어지고 바이러스의 오염만 증가되는데 힘들여서 분만을 하게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필자는 인공감염 조치를 마친 다음 PED를 겪고 난 이후 모돈의 심각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번식돈에 대한 사양관리와 후속적인 세부 관리 사항들에 대해 꼼꼼히 적어 주고 농장을 나섰다.

그로부터 딱 10일이 지나고 나서 사모님으로부터 분만이 다시 시작되었다며 '걱정 반, 기대 반'이라는 연락이 왔다. 열흘 치 분만 대기돈을 유산시키라고 제안한 것을 정확히 지킨 것이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연락을 하였고 사모님은 태어나자 마자 에누리 없이 죄다 설사와 함께 폐사했던 자돈들이 어쩜 이렇게 깨끗할 수가 있느냐며 감탄을 하였다.

2. PED에 대한 조치와 사후 문제 예방

1) PED의 증상은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 A타입'과 매우 유사하다. 과거 2013년 하반기에 PED가 문제가 되었던 농장에서 인공감염을 하고 나서 이 질병의 발생이 증가되었었고 농가들은 의외로 저산차 모돈 위주로 피해가 많이 나타나고 PED보다는 피해가 적다 보니 “이거 PED 맞아?” 내지는 “우리는 PED가 상재화 되어서 그런 것 같다.”라는 식으로 오해를 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감별 진단이 꼭 필요하다. 자세한 사항은 이 글의 마지막에서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다.

2) 대부분 경험이 많은 수의사나 현장 전문가들은 임상증상만으로도 판별이 가능하지만, 실험실적 진단은 필수적이며 PED 신속 진단키트를 이용하여 PED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빠른 대응에 큰 도움이 된다. 간혹 바이러스의 양이 적은 경우에는 진단키트의 T선이 희미하여 음성인 것으로 착각하기도 하므로 왕성하게 설사를 하는 자돈의 분변을 다수 채취하여 여러 번 테스트를 해 보아야 한다.



참고로 바이러스 희석 농도에 따른 T선의 색깔 변화를 보여주는 위 사진의 맨 우측 T선의 희미한 발색은 바이러스의 양이 적은 것을 의미하며 양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3) PED는 안이하게 대처할 경우 장기적인 피해가 불가피해지므로 정확하고 과감한 조치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최근의 PED는 오랜만에 발병하는 것이어서 돼지들의 면역 수준이 매우 떨어져 있고 초산돈과 저산차 모돈이 많은 상황이라면 피해 규모도 크기 때문에 적당히 대처해서는 수월하게 지나가는 경우를 기대하기 어렵다.

4) 저산차 모돈(초산, 2산)이 많을 경우 면역수준이 매우 약하여 설사 증상이 심하고 바이러스를 다량 배설하여 오염 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포유자돈에게도 초유로 이행되는 면역력이 약하므로 거의 100% 폐사로 이어진다.

5) 따라서 바이러스를 왕성하게 배설하여 오염수준을 급격히 높이고 살리기도 힘든 1주령 또는 10일령 이내의 포유자돈들은 몽땅 들어내고 신속한 인공감염 조치를 통하여 최대한 빨리 강력한 면역을 형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인공감염을 하더라도 금방 면역이 보장되지 않는 분만 10일 전 모돈들은 강제 유산을 시켜서라도 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제 유산으로 인해 비워진 분만사는 수세, 소독, 건조를 통해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6) 결론적으로 열심히 소독하고 복강 처치를 해서 PED와 맞짱을 한 번 뜨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매만 더 버는 길이므로 하나를 양보하여 두 개를 취한다는 생각으로 과감히 문제 구간을 들어내고 인공감염이라는 가장 강력한 방어 무기를 통해 감염 고리를 싹둑 잘라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7) 설사를 이미 경험한 모돈들에 대해서는 굳이 인공감염을 할 필요가 없으며 인공감염을 시킨 모돈들도 2~3일 이내에 사료섭취 저하 현상 또는 설사증상이 없는 개체들은 필히 체크해 놓고 인공 감염 재료를 추가 투여하여 확실한 면역을 유도해야 한다. 인공감염 재료는 30% 가량 여유 있게 확보하여 감염이 불확실한 모돈에게 추가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냉동보관을 해 두는 것이 좋다.

8) 인공감염을 하고 나면 즉각 강력한 소독을 통해 돈체 외부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집중하고 돈사 내에 오염 수준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또한 인공감염 이후에는 임신돈의 장관 손상에 대한 정상화를 촉진하기 위해 항생제, 양질의 생균제나 미량광물질 제제 등을 사료에 첨가해 주고 빠른 면역 형성을 위해 사료 급여량도 다소 증가시키는 것이 좋다.

9) 7~10일령 이후의 자돈들은 폐사율이 크게 높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나, 정상적인 회복이 쉽지 않고 추후 2차 세균 감염과 연관될 수 있어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즉, 아미톱-D(500ml)와 겐타마이신 등을 혼합하여 따뜻하게 40도 가량 중탕을 한 다음 두당 15~20ml씩 하루 2번, 2~3일간 복강주사를 해 주면 효과적이며 콰드렉스 등 전해영양제를 신선한 상태로 맘마 급이기에 급여하면 좋다. 상태가 안 좋은 조기 이유자돈들도 마찬가지로 조치한다.



10) 인공 감염으로 모돈의 강한 면역이 확보되고 나면 태어난 자돈들의 간호분만을 통해 초유를 충분히 먹이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핵심이다. 초유를 잘 먹을 수 있도록 생후 자돈을 최대한 빨리 닦아주고 말려주어 체온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건을 따뜻한 베타딘 희석액에 적셔서 적당히 짜낸 다음 유방 세척과 맛사지를 통해 젖을 잘 풀어 주도록 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돈심보감 5편을 참고하자.



11) 인공감염 재료로 쓰인 자돈으로 인하여 강제로 조기 이유가 된 모돈들과 7~10일령 이내의 조기 이유된 모돈들은 자궁의 회복과 치료를 돕기 위해 지속성 항생제와 소염제 등으로 2회 가량 연속 주사 처치하고 사료에도 당분간 크리닝을 지속적으로 해 준다. 또한 사료는 줄여주고 체중을 조절하여 과비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자궁이 회복되기까지는 적어도 분만 후 17일 이상 지나야 하므로 절대로 곧 바로 종부를 시켜서는 안 된다. 즉, 한 사이클을 늦춰서 충분히 자궁 회복이 된 이후 종부가 들어가도록 한다.


12) 회복이 가능한 7~10일령 이상의 탈수 자돈은 복강주사 등으로 살리되 폐사로 인하여 모돈에게 딸린 자돈 수가 줄어들어 비유자극이 약하고 뒷젖이 마르는 경우 이유자돈들 중에 위축된 자돈들을 추가로 재포유하여 모돈의 유선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질 좋은 대용유나 요구르트를 급여하면 회복시키는데 효과가 좋다.



13) 폐사와 도태로 조기 이유한 경우가 아니고 노력 여하에 따라 생존이 어느 정도 가능한 7~10일 이후의 자돈들을 가진 모돈은 최소한 분만 후 17일까지는 포유를 시켜야 자궁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 이유할 때에도 모돈에게 지속성 항생제와 영양제를 처치해 주는 것이 좋다.

14) PED를 경험한 농장은 재발 또는 상재화 가능성이 존재하며 인공감염을 하든, 하지 않든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요즘은 10년 전 과거와 달리 PED의 빠른 종식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인공감염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공감염을 하더라도 중화항체가가 2개월 정도로 그리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재발의 위험성이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PED 인공감염 후 사후 조치에 신경을 써야 하며 항체가를 유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백신 접종을 해야만 PED를 안정화 시키는데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15) PED 발병 농가들은 특히 후보돈 도입 시 격리·순치를 더욱 철저히 하여야 한다. 일부 농장에서는 후보돈을 비육사에서 키우거나 자체 선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비육사에서 순환되는 PED 바이러스에 의해 후보돈이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고 번식돈군에 편입되어 재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질병의 효과적인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비육사 한쪽 구석에서 후보돈을 키우는 무개념 관리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



필자는 다양한 수의질병 진단서비스를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거나 오랜 경험을 통해 감각적으로 질병 문제에 대해 접근을 해 왔지만, 면허를 가진 전문수의사와는 거리가 먼 일명 돌팔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내용은 수의학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질병의 양상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필히 오랜 경험과 최신의 수의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는 노련한 컨설턴트나 수의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정확한 조치를 할 것을 거듭 당부 드린다.

3. PED 인공감염의 세부 절차

PED가 발병하여 인공감염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농장에서는 아래의 절차에 따라 조치를 하기 바라며 이 부분 역시 수의전문가의 농장 방문을 통해 조언을 구하도록 한다.

1) 인공감염 재료로 사용할 자돈은 설사 초기단계의 본격적으로 설사를 하는 자돈을 선택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폐사된 자돈이나 설사 후 며칠 지나서 완전 탈수되어 등골이 나온 자돈은 재료로서 가치가 없다. 모돈의 분변에도 바이러스가 존재하지만, 설사를 하고 있는 자돈의 장에서 채취한 것보다는 강하지 않다.



2) 설사 자돈을 방혈한 다음 부검을 하고 위장에 붙어 있는 십이지장부터 대장과 연결되어 있는 회맹 결장부를 실로 묶고 소장 부분만 가위로 잘라 깨끗하게 분리한다. 실로 묶는 것이 어려우면 위의 내용물이 혼입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처치한다.

3) 따뜻한 실온에서 항원 준비작업을 한 경우 역가가 감소하여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없으므로 바이러스의 먹이가 될 우유를 차갑게 한 다음 재료와 혼합하여 작업한다.


4) 적출한 설사 자돈의 소장을 가위로 잘게 자른 뒤 페니실린, 아목사실린 또는 암피실린 수용산을 첨가하여 잡균의 오염을 제거한다(믹서기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보통 잘 드는 가위를 가지고 여러 번 잘게 잘라주는 것이 현실적이다). 

5) 자돈 1두의 소장은 이론적으로 모돈 10두분 정도의 접종 용량이지만, 항원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므로 자돈 1두당 모돈 약 5~6두 감염분 정도로만 생각하고 준비한다. 재료가 모자랄 경우 바로 채취한 모돈의 설사 분변을 추가하는 것은 가능하다.

6) 갓난돼지 3호 사료와 혼합하여 주먹밥처럼 경단을 만들어 주거나, 사료급여 시 밥통 위에 뿌려준다. 이 때 기호성이 좋은 갓난돼지 사료를 추가 혼합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7) 인공감염은 아직 설사를 경험하지 않은 모돈에게만 적용하며 이미 설사를 경험한 모돈에게는 인공감염의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인공감염 재료를 투여 후 2~3일 이내에 사료섭취 저하 또는 설사를 일으킨 모돈은 반드시 체크해 두고 증상이 발견되지 않은 모돈은 감염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반드시 한 번 더 실시한다. 항원(인공감염 재료) 준비가 미흡하여 면역이 낮은 경우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8) 증상이 없는 모돈에게 2차 조치를 위한 여분의 인공감염 재료를 3~5두분으로 소분하여 밀폐된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하여 사용하고 상황이 종료되면 냉장고 내부를 철저히 소독하여 바이러스를 제거해야 한다. 인공감염 후 사료섭취량 감소 및 무유증이 발생하여 포유자돈의 설사 발생과 폐사가 일시적으로 증가될 수 있으니 참고하자.

4. PED 경구감염에 효과적인 피드백 매트의 활용

몇 년 전 '돼지와건강' 수의그룹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PED 피드백 매트'라는 것이 있는데 몇 가지 이유와 편리성으로 인하여 PED 인공감염을 위한 재료로 권장되기도 한다.



1) 소장을 이용한 PED 인공감염 시 문제점 
• 정확하게 하자면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
•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속출한다.
• 하는 사람마다 숙련도가 틀려서 결과가 달라진다. 
• 고된 노동,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다(처음 시행하는 사람에겐 큰 스트레스).

2) 소장 인공감염의 질병적 문제 
• 장과 장 근처 임파절의 질병을 같이 갈아 먹이게 된다(복합감염).
• 이후 PRRS, PCV-2, 로타바이러스, 식불, 유산, 자돈사의 연쇄상구균증이 흔하게 관찰된다.
• 복합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항생제 등을 많이 사용하나, 완벽한 복합감염의 제어는 불가능하다.

3) 포유자돈 분변만 사용 시 
• 부작용이 확 줄어든다.
• 식불이 나오긴 해도 금방 회복되고, 다른 부작용들이 거의 없다.
• 생각보다 인공감염이 매우 잘 된다.
• 생각보다 매우 쉽다. 다만 정형화된 기준이 필요하다.

4) 그래서 PED 피드백 매트로 인공감염을 해보니… 
• 분변만 이용하므로 부작용이 매우 적다.
• 외국인 노동자도 10분만 설명해 주면 문제 없이 잘 시행할 수 있다.
• 미국식처럼 2회, 3회 등 횟수를 마음대로 조정 가능하다. 경험상 2회면 충분하다.
• 다만, 인공감염에 맞는 종이 매트 개발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 기구만 적절하고 정형화되면,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다.

5) 피드백 매트의 사용 
• 간단한 설명으로 쉽게 인공감염을 하도록 고안되었다.
• 기본 2조각을 먹이고 2회(오늘, 내일) 반복하도록 설계. 필요 시 3~4회도 가능하다.
• 부작용이 훨씬 줄어들고 업무가 대폭 수월해진다.
• 포장 단위는 40매 한 세트(상시모돈 200두, 후보돈 포함 230두까지 사용)
• 종이 한 장에 24조각(24조각x 40매 = 960조각)
• 1회에 2조각x230두= 460조각 소요. 460조각x2회 반복= 920조각
• 즉, 모돈 200두당 1세트씩 필요하다(손실도 감안한 용량임).
• PED가 터지면 시간 싸움이다. 발병하고 나서 구매하면 조금 늦다.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니,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6) 미리 사고 남은 매트의 활용 
• 포장이 잘 되어 있으니, 보관만 잘하면 나중에 사용하여도 된다.
• 분만사의 자돈 잠자리 샛바람을 막는 보온 매트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구매 문의 : 돼지와 건강 수의그룹 연락처 070-4256-8656

5. 누구냐 넌? PED와 헷갈리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 A'

필자가 지금까지 PED에 대한 다소 많은 내용을 상세히 전달하는 이유는 문제가 있는 농장에서 좀 더 정확히 대응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아직 PED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얘기하자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내용이 많이 길어지면 당장 PED와는 무관한 일반 독자들은 필자의 글을 읽다가 지치고 괴로움을 느낀다는 점을 십분 이해하여 이제 마지막으로 꼭 짚고 넘어갈 내용을 하나만 더 얘기하고 나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과거 2013년 미국에서 PED가 폭발적으로 발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과 동일한 타입의 PED가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미국은 당시 2013년 대비 2014년에 도축두수가 약 5% 가까이 감소하였고 평균 이유두수도 0.3두 이상 줄어드는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우리나라도 2013년 말부터 PED가 발병이 되기 시작하여 아래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폭발적으로 검사 건수와 양성율이 증가하였다.



그런데 많은 농가들이 PED에 대한 정확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나면서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높은 PED 재발과 함께 PED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이상한 짝퉁(?)의 출현 때문이었다. 


그 괴상하게 생긴 놈은 바로 괴사성 장염이라고 불리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 타입 A로 PED 발병 이후 급증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아마도 PED 인공감염과 더불어 상재하던 클로스트리디움 균이 많은 농장에서 확산된 결과로 보여진다.



많은 농가들은 그러한 PED 짝퉁의 출현으로 인해 “PED가 약하게 온 것 같다”, “고산차 모돈은 면역이 잘 되어서 괜찮은데 저산차 모돈에서 주로 PED가 발병한다”, “사장님 농장은 PED가 상재화 된 것 같다”느니 하는 말을 많이 듣게 된 것이다.

물론 상재된 PED와 복합 감염도 있고 많은 농가들이 PED 생독백신을 집중적으로 접종하다 보니 분변 내에서 백신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병성감정 의뢰 시 PED 양성으로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나타난 이 질병은 PED와 매우 유사하여 오진을 하게 만들고 판단에 혼란을 주며 부적절한 대응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게 되었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 타입 A(괴사성 장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대응 대책은 중앙백신연구소의 웹사이트에 관련 자료가 있으므로 직접 들어가서 읽어 보시기 바란다.

*누구냐 넌? -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 타입 A 관련 자료(바로 가기

PED가 발병하게 되면 포유자돈의 높은 치사율도 문제지만 조기 이유에 따른 번식돈의 성적 하락과 도태율이 높아 생산 기반이 무너지는 이중의 피해가 발생되고 자돈구간의 폐사 증가, 출하일령 지연까지 다양한 후속 문제도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PED가 발병하였더라도 지혜롭게 잘 대처하면 포유자돈의 생존율도 높이면서 번식돈의 차기 산차성적 저하나 PED의 상습적인 재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PED와 혼동하기 쉬운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 타입 A와 잘 감별진단하여 정확히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혹시나 PED 관련 보험이 가입되어 있다면 폐사 자돈들을 사체 처리하기 이전에 본인 농장임이 확인될 수 있는 장소에서 죽은 자돈들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사진을 잘 찍어서 증빙 자료를 확보해 두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 보다는 무엇보다도 겨울철 불청객이 농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몸통 방역을 철저히 하여 한 해 농사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농가들이 높은 생산성을 통해 어떤 상황 하에서도 수익성 높은 양돈사업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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