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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심보감(13) 돼지를 보는 창(窓)] 환절기 환경 시그널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돈심보감(豚心寶鑑)은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창가엔 아침 해가 일찍 고개를 내밀고 볼기를 스치는 바람에도 이젠 제법 훈훈한 봄의 입김이 묻어 있다. 유난히 춥기도 했고 감기도 심하게 앓으면서 겨울을 보내서 그런지 저만치 봄이 오는 소리가 더 반갑게 느껴진다.
이제 곧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새롭게 소생하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에너지가 넘쳐나게 될 것이다.

돼지들을 관리하다 보면 문제가 생기거나 문제 이전 단계에서 보이는 다양한 시그널이 있다.
이번 돈심보감 편에서는 환절기에 환경 관찰의 기준이나 지표로 살펴보아야 할 시그널, 창(窓)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지난 번 돈심보감 11편과 12편에서 동절기의 환기 부족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해 언급한 바 있지만 일반적으로 단열이 양호한 무창돈사에서 관리자가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거나 돼지의 성장 단계별 적정 환경 온도를 충실히 따르는 경우 실제 돼지의 입장에서 과환기가 발생할 여지도 많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동절기에서 환절기로 넘어가는 요즘 같은 시기부터는 주간 온도가 점차 오르면서 건조해 지고 일교차가 커지게 되어 돼지가 커감에 따라 환기 온도 설정을 점차 낮추는 농장에서는 호흡기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을까?
어느 농장이나 딱 맞는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농장에서 하나의 환경 관리 시그널로써 참고가 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돈사 내부를 들여다 보기 위해 설치한 창(窓)을 통해서 가능하다.



즉, 무창돈사의 유리창(窓) 에 맺혀 있는 결로(이슬) 상태를 통해 내부 환경이 적절한 지 그렇지 않은지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은 온도, 습도, 환기 조건이 적절한 수준에서 창문에 표현되는 돈사 내부의 물리적 환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관리 지표가 된다.

아마도 대부분 농가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자돈사부터 비육사까지 모든 돈사에서 참고가 가능한 방법인 이것을 하나의 공식화된 환경관리 시그널로 고려하고 매일 매일 살피고 관리하는 농장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매일 이것을 확인하는 것은 돈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환경 관리 상태의 미묘한 변화도 감지해 내는 아주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아래 사진처럼 주간에도 돈사 내부의 창문에 이슬이 맺혀 있는 수준이라면 적어도 요즘 같은 시기에 흔히 나타나는 호흡기 문제를 완화시키는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아래와 같이 창에 이슬 맺히는 현상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면 온도에 비해 환기량이 많은 것을 의미하고 돼지들은 찬 공기 유입이 증가하면서 온도가 다소 낮고 유속이 생기거나 건조해 져서 쉽게 호흡기 피해를 입게 된다.



새벽뿐만 아니라 주간에도 관리자는 돈사 내부를 관찰하기 위해 설치한 창문의 결로 상태나 정도를 파악하여 돈사 내부의 환경이 돼지들에게 편안한지 그렇지 않은지 간접적으로 쉽고 간편하게 판단해 볼 수가 있다.

주간의 온도가 점차 높아지고 커가는 돼지들의 설정 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게 되는 경우 환기량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온도 이외의 다른 환경 조건이 임계 수준을 벗어나고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돈사 내부의 창문에 나타나는 결로 상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적절한 판단 기준으로 삼기에 꽤 의미 있는 수단으로 특히 일교차가 커지고 주간 온도가 조금씩 오르는 요즘 날씨 조건에서 우선적으로 환경의 적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초적이고 일상적인 환경 관리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창문을 통해 돼지 그 자체를 보는 것보다 돈사 내부의 환경이 돼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다면 질병이 많아지는 환절기에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이제 이른 아침 창으로 스며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행복한 봄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어 보기를 바란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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