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돈심보감(豚心寶鑑)이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지난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함께 한반도의 새로운 봄이 시작되었다.
머지않아 북한에 돼지 농장도 짓고 우리의 양돈 기술을 가르쳐 주고 양돈장의 인력난도 해소될 날이 오게 될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이번 돈심보감 편에서는 지난 번에 이어 음수 관리에 대한 팁(Tip)을 계속해서 이어가도록 하겠다.
부모가 아이에게 키가 조금이라도 더 커주기를 바라며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하듯이 농장주가 돼지에게 물을 한 모금이라도 더 먹이는 것은 똑같은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음수 관리는 환기 관리 못지 않게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환기에 비하면 매우 단순한 편이어서 조금만 노력하고 투자해도 아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5. 보조 급수 활용하기
이유 후 적응력이 떨어지는 자돈들에게 중요한 것은 따뜻한 환경과 함께 바로 신선한 물에 쉽게 접근하여 편안하게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니플이나 워터컵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실제로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 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보조적인 급수 시스템을 통해 추가적인 물을 공급하는 것은 특히, 어린 이유자돈 구간에서 초기 성장을 극대화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래 보조 급수 관리 동영상을 보면 충분히 많은 니플이 설치돼 있는 돈방에서도 평상시 돼지가 신선한 물에 대한 요구가 얼마나 큰지 확인해 볼 수가 있다.
돼지는 니플을 통해 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직접 물을 부어주는 것에 쉽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훨씬 음수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줄 수가 있다.
▶자돈사 보조급수 동영상 바로 가기 >>
따라서 보조급수기를 이용한 관리를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면 초기 자돈의 성적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일령을 고려하여 얼마나 자주 보조급수를 해 줄 것인지, 1회의 급수량은 얼마만큼씩 주는 것이 좋은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보조 급수를 하는 것도 사료 급이와 마찬가지로 소량씩 자주 주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음수의 위생 수준을 유지함과 동시에 자돈들의 음수 섭취 경쟁을 유발하는 좋은 습관을 가져온다.
그 결과 이유자돈 품질이 다소 불량한 경우에도 사료섭취량을 극대화하고 이유 후 설사 발생을 억제하는 등 자돈의 도·폐사율을 낮추어 줄 수가 있다.
돼지가 물을 요구하는 수준은 일령이나 체중, 설치된 급수 장치나 환경 조건, 활력도 등 많은 요인에 의해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관리자의 판단이 중요한 부분이다.
물을 한꺼번에 많이 주어 남기게 되면 지저분해 지고 반대로 하루 1~2회에 불과하면 그 효과를 충분히 보기가 어렵게 된다. 또한 이유자돈 초기에만 보조 급수를 해 주고 갑작스럽게 중단하게 되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생길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처럼 자돈이 잘 훈련되기도 전에 한번에 마시고 남길 정도로 너무 많이 주거나 돼지가 밟고 다녀서 오염되기 쉬운 형태의 보조 급수 시설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보조급수를 할 때는 아래와 같이 조금씩 자주 주어서 늘 자돈들이 구름처럼 달려들 수 있도록 신선함을 유지하고 물 마시는 습관을 잘 들이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보조급수는 하루에 몇 번 하는 것이 좋을까?
보조급수의 효과를 잘 알고 있는 농장은 하루 5번 이상 실천할 정도로 소량씩 자주할수록 좋지만 보통의 농장에서는 하루 3~4번 가량 실시하고 매회마다 부어 놓은 물을 5분 이내에 다 마실 만큼 줄 것을 권장한다.
아래 사진은 자돈사마다 향후 한달 간의 음수 관리 시간표를 돈사에 붙여놓고 매일 시간대 별로 보조급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농장이 꼼꼼히 보조급수를 실천하는 이유는 바로 자돈사에서의 폐사를 낮추고 육성사 전출 시의 체중을 높여준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별도의 이유자돈용 액상급이장치를 이용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그렇게 하면 한꺼번에 많은 자돈들의 동시 급수가 가능하여 짧은 시간에 쉽게 많은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유자돈을 위한 보조 급수 동영상 바로 가기 >>
어린 자돈 구간에서 전해질 제제나 영양제를 물에 희석하여 급이하는 것도 이유 후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빠른 회복을 돕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보조급수의 장점 중 하나이다.
보조급수는 이유자돈뿐만 아니라 육성 비육돈 구간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여준다.
특히 여름철 습식 급이기의 관리 문제로 인해 니플을 잠가 놓는 경우가 많아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돼지들의 사료섭취량과 성장이 크게 저하되는데 그러한 농장에서 보조급수는 비육돈의 출하일령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육성·비육돈 구간에서도 이유자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음수 라인에 호스를 설치하고 밸브와 함께 파이프를 길게 연결하여 복도에서 급수할 수 있도록 해 주면 한꺼번에 많은 물을 돼지에게 보충해 줄 수가 있다.
먼저 언급하였던 볼바이트 플라잉 니플과 함께 적용하면 육성·비육기 돼지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는데 눈에 띄는 역할을 하게 되며 특히 밀사가 되고 있는 농장에서 보조급수의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돼지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목적의식 없이 돈사를 드나드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육성·비육사에 들어가면 항시 물 호스를 들고 돼지들이 물을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실 수 있도록 밸브를 연다면 올 여름을 대비하여 그 보다 더 좋은 관리는 없을 것이다.
6. 번식돈사의 음수 장치 개선하기
번식돈의 경우 물 섭취량도 많지만 일반 니플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물 장난으로 인한 물 허실이 엄청나다. 또한 니플의 위치에 따라 물의 허실량도 크게 달라질 수가 있어서 반드시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래 그림은 모 농장 후보돈사에 설치된 니플이 낮아서 먹는 물보다 버리는 물이 훨씬 많고 특히 여름에는 돼지가 누워서 샤워기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해질 수도 있다.
일반 니플이 설치된 임신사나 분만사의 경우에도 문제가 많다. 특히 임신사의 경우에는 개별 급이기가 아닌 일자형 급이 시설로 되어 있는 농장도 상당수 있는데 여름철 더위 스트레스를 받은 모돈들의 물 장난에 의해 급이기에 물이 가득 차고 넘쳐서 사료를 제대로 못 먹고 부패가 일어날 뿐만 아니라 과도한 물 낭비와 오·폐수가 발생한다.
어떤 농장의 경우에는 여름철에 물 낭비가 심하다는 이유로 아예 음수 밸브를 잠가 버렸다가 사료를 급이하는 시간에만 다시 열어주어 물 부족 스트레스를 심하게 주는 사례도 있었다.
동물복지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군사를 하고 깔짚을 깔아주는 것보다 바로 이러한 관리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기존의 일반 니플을 볼바이트 니플로 교체하여 주면 더위 스트레스로 인한 물 장난으로 물의 허실이 많아지고 임신돈의 급이기에 물이 차고 넘쳐서 사료 섭취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올 여름에는 모돈들이 고개를 들어서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 주고 급이기가 ‘한강’이 되지 않도록 잘못된 음수 설비를 합리적으로 보완해 주면 어떨까 한다.
7. 수질 검사와 음수라인 청소의 중요성
음수 시설에서 우선 점검해야 할 부분은 “내 농장의 수질이 돼지에게 적합한가?”이다.
음수 공급원에 오염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제거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다. 가령 음수 공급원이 분뇨처리 저장소나 갯벌, 논 등과 같은 오염원 가까이 있는 경우라면 돼지의 음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수질 검사를 통해 음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아래 그림은 ㈜카길애그리퓨리나에서 고객 농가에 서비스하고 있는 수질 검사 항목들이다.
돼지들이 마실 물이 음수로서 적합한지 그렇지 못한지 확인하는 것은 음수 관리의 기본이므로 혹시 돼지들의 변 상태가 좋지 않거나 잘 크지 않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농장에서는 필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음수의 pH가 너무 높으면 세균 오염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OTC(옥시테트라사이클린), 콜리스틴 등 항생제의 용해도가 저하되며 미네랄 흡수도 감소될 수 있다. 반대로 pH가 너무 낮아도 음수 섭취량이 감소하고 황산염과 아목사실린의 용해도가 저하되며 위염 등 건강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음수 중에 철(Fe)의 함량이나 경도가 높으면 파이프 라인에 칼슘(Ca)과 철(Fe)이 축적되어 니플 막힘 현상이 쉽게 발생하고 음수 파이프 안이 좁아지게 되어 점점 물 섭취를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약제, 백신, 비타민 투약에 의한 오염으로 물 탱크나 음수 라인에 '바이오필름(미생물막)'이 형성된다. 이것은 세균이 증식하는데 좋은 기질이 되고 온갖 미생물의 은신처가 되기 쉽다.
또한, 급수기를 막거나 음수를 통해 급여하는 약제나 백신 등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등 음수 투약제의 작용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위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음수 라인의 소독을 통해 미생물을 제거하고 물이끼(조류) 생성을 방지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음수 소독약제로 사용하는 염소계 소독제(예: 이산화염소, 클로르칼키)는 주로 대장균과 같은 미생물을 제거하는 데는 효과가 좋으나, 물이끼 등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는 데는 부적합하다.
따라서 음수 파이프라인과 니플을 막아버리는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려면 복합 유기산제(예:CTC바이오 CID-2000)나 복합벤잘코늄복합제(예:이화팜텍 라이소탄)를 권장한다.
세균과 물이끼의 동시 제거에 효과적인 위 두 가지 제제는 축사에 돼지가 없는 경우에는 고농도로 투여하여 좀 더 쉽고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돈사를 비우기가 쉽지 않은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 경우 안전한 희석 배율로 권장되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있다.
각 회사의 제품 사용 설명서를 잘 참고하여 음수 라인의 미생물과 바이오필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를 바란다.
라이소탄의 경우 음수의 기호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권장 수준 이내에서 사용 시 돼지에게 독성이 없다.
한편 이들 제제 투여 후 2~3일 지나면 물탱크나 음수 라인에서 떨어져 나온 물이끼가 니플을 막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니플을 풀어서 청소하고 오염된 물질을 배출시켜 주어야 한다.
8. 디지털 음수량 측정기 설치
양돈장에서 음수량은 사료 섭취량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음수량은 음수 설비의 종류와 수압, 음수라인의 바이오필름 생성, 물의 온도, 질병과 그에 따른 음수투약 등 농장의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급수 장치의 고장으로 인한 누수 문제도 있어서 매일 음수량의 변화를 모니터링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 농장은 음수량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음수 관련된 문제가 커지고 나서도 그 원인을 찾는데 실패하기도 한다.
따라서 디지털 음수량 측정 장치를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각 돈방 및 돈사별로 음수량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고 갑작스러운 음수량 증가나 부족 상황이 발생되면 알람 경보를 알려주어 즉시 원인을 확인하고 대응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아래 음수량 변화를 보면 윗쪽의 그래프에서 갑작스럽게 음수량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원인은 바로 돈방에서 니플이 고장나서 물이 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후된 니플이 조금씩 새는 문제를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오랫동안 방치되어 많은 양의 오폐수를 만들어 내고 비용을 증가시킨다.
이렇게 ICT 장비를 통해 수집되는 농장의 음수 데이터를 가지고 관리자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음수량의 피드백으로 조치가 적절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돼지를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지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이상으로 3회에 걸쳐 다루었던 물에 관한 내용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물은 돼지에게 있어 가장 값싸고 훌륭한 영양소임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잘못되면 많은 비용과 함께 돼지의 성장을 가로막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어떻게 하면 돼지들이 좀 더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편안하게 마실 수 있게 해 줄지 고민해 보고 불필요한 오·폐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음수 관리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 볼 것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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