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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심보감(38) 수익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안전사고 제로(0)에 도전한다!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돈심보감(豚心寶鑑),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돼지와사람]에 글을 올린 지도 꼬박 1년이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 쓰기가 아니라 사진 찾기 작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지천에 널린 개똥도 막상 약에 쓰려고 찾으면 없더라는 말이 회를 거듭할수록 실감이 난다.

게다가 올 초에 이사를 하면서 안주인님께서 방마다 있던 에어컨을 몽땅 중고나라에다 팔아서 엿으로 바꿔 드신 탓에 최근 심해진 열대야로 주말마다 즐기던(?) 취미생활이 큰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다.

소싯적에 버스도 없던 산골짜기에서 읍내 학교까지 10리길을 매일 걸어서 다니던 필자에게 어머니는 늘 가라사대, “학교 잘 다녀와. 서둘지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라는 말을 빼놓지 않으셨다.
농삿일로 바쁜 와중에도 도시락을 챙겨 건네며 하시던 그 말 속엔 서두르다 넘어져서 다치지 말라는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농장에서의 하루는 어떠할까?
직원들이 아침 밥은 든든히 먹고 일을 하는지 살피고, 오늘 일을 시작하면서 다치지 않고 즐겁게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서로를 대하고 있을까?



이글거리는 태양이 아스팔트를 녹여버릴 것 같은 요즘 농장에서 무섭게 돌아가는 대형휀을 보노라면 만일 휀이 고장이라도 나거나 전원 차단으로 멈춰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최근 들어 환풍기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농장 직원들도 푹푹 찌는 더위에 지쳐 짜증과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신체 내에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액 내 염증 물질도 증가되고 심하면 열사병이나 열 탈진 같은 온열 질환은 물론, 기억력 저하나 폭력성 등 뇌기능 이상이 생기거나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위험도 높아진다고 한다.

그 밖에도 좋지 않은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감정 조절도 어렵게 만들 수 있어서 농장 근로자들에게 불안전한 상황에 쉽게 노출시키게 된다.

농장은 과거에 비하여 시설이나 환경 관리 면에서 많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기계를 다루는 일이 많고 주사 치료, 돼지 이동, 분뇨처리 등 거친 업무들로 인해 다치기 쉬운 작업 환경이 농장에서 일하기를 기피하는 원인이 되고 있고 소규모의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 인한 이직율도 높은 편이다.

사실 농장에서의 화재나 질식사고, 돼지나 시설물 등 재산 상의 손실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갖고 대비도 하고 있지만 그 외에 중요한 사람의 안전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경향이 많아 보인다.



이번 돈심보감 편에서는 농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고와 안전 관련 문제들에 대해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농장주와 직원들이 좀 더 안전한 근무 환경에서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의미를 느끼며 업무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을 읽는 농장주나 관리자 분들의 마음에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서로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심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렇다면 농장에서의 안전사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가) 화재 사고로부터 안전
농장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안전사고는 아마도 화재사고일 것이다.
지난 해 양돈장 화재는 총 189건이 발생하였고 올 상반기에는 9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어든 모습을 보인다.

화재사고는 농장에서 일어나는 가장 피해가 큰 사고이다 보니 보험을 드는 것은 기본이지만 역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농장의 전기 안전 관리는 일반 시설물에 비해 크게 열악한 상황이어서 화재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최근엔 스마트 기술의 발전으로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아크(스파크)를 감지하는 즉시 차단해 주는 기기뿐만 아니라 불꽃을 감지하여 스마트폰에 경보를 울려주거나 전기 배전함이나 화재의 위험이 있는 곳에 작은 스티커 형태의 나노 캡슐 소화기를 붙여두는 방식 등 다양한 화재 예방을 위한 기기들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화기가 적재적소에 비치되어 있는지, 너무 오래 지나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지 않은지, 직원들은 소화기 사용 요령을 잘 숙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주기적인 점검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간단한 것도 이론 만으로 교육하는 것은 실제 직접 해보는 것을 대체할 수 없다. 농장 직원들에게 직접 한 번씩 소화기를 작동해 볼 수 있도록 해야만 촌각을 다투는 비상 시에 당황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



화기 사용법 동영상 바로 가기 >>


또한 최근 무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과부하와 환풍기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가 빈번해 짐에 따라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전기 안전 점검도 매우 중요해졌다.

간단하게 배전반이나 전선, 환풍기 모터 등의 과열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는 매우 유용한 점검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에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된 위 사진에서 보는 농장들의 배전반 전선의 발열 온도는 최고 90도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어서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과열에 의한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농장 곳곳의 전선이나 배전반에 대해 간단히 확인만 할 수 있어도 최근 빈번한 과열에 의한 화재 사고는 예방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전력 기기의 종류와 절연물의 재질별 온도에 따라 이상 여부를 판정하는 것으로 열화상 측정기를 활용할 때 참고가 될 수 있다.



전선의 종류에 따라서 허용될 수 있는 온도는 아래 표와 같다. 최고 허용온도를 넘어설 경우 전선의 피복이 녹아서 절연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변 시설의 온도에 비해 얼마나 더 뜨거운 지를 확인하여 이상 유무를 판정할 수 있다.
만일 어떤 전선이 주변의 다른 것에 비해 특별히 10도 이상 높은 온도를 지속적으로 나타내는 경우 추후 결함 가능성이 있고 21도 이상 높을 때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전원 차단 사고로부터 안전
많은 축사 시설이 무창돈사와 강제 환기 시스템으로 변화되면서 화재 사고 못지 않게 전원 차단으로 인한 질식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여름철 과부하에 의해 전원이 나가거나 환기휀의 고장이 발생할 경우 순식간에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채널환기를 하는 농장에서 간혹 질식사의 위험에 대해 방심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아무리 채널환기에서 자연스럽게 공기가 들어오고 나간다 하더라도 사육두수가 많은 돈사에서 환기량이 부족해져서 질식사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정전 등 전원 차단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농장에 자가 발전 시설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자체 전력을 공급하여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원이 복구되어 재가동될 때까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정전의 원인이 낙뢰 등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인 경우 자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고 창문 등을 개방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인지할 수 없는 정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최소한의 조치도 할 수 없으므로 바로 질식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경보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질식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차동 알람 기능이 있는 스마트 센서가 스마트폰 앱으로 경보음을 울려 주고 CCTV가 연결되어 돈방의 상황을 사진으로 캡쳐하여 전송해 주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다.

전원이 차단되어 환기휀이 멈추고 일시적으로 돈사 내의 온도가 급등할 경우 이를 감지하여 알려주는 것으로 화재 시 발생하는 불꽃을 감지하는 기능도 있어 농장의 주요 안전사고로부터 피해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 농장 작업간 안전
농장 업무 중에는 기계 장비를 다루는 경우가 많이 있고 호르몬제나 약품, 소독약, 살서제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제를 다뤄야 하는 일도 빈번하다.

게다가 농장에서 간혹 음수탱크, 지붕, 벌크빈 등 높은 곳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농장 곳곳에는 배수구나 정화조의 일부가 개방되어 있고 아무런 안전 조치가 안되어 있어 추락의 가능성이 상재하여 실제 사망을 하거나 골절상을 입는 사례가 많다.



또한 해마다 농가에서 정화조나 슬러리 청소를 하러 갔다가 유독 가스에 질식하여 사망하는 경우도 뉴스에 보도되기도 할 만큼 농장 작업 간에 다양한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필자가 알고 있는 농장 사고만 하더라도 기계에 손가락이나 팔이 끼어 절단된 경우, 스크레퍼를 고치다 녹슨 쇠뭉치가 튕겨져 나와 다리가 부서진 경우, 눈에 강한 소독약이 들어가 실명을 할 뻔한 사고, 물탱크에서 추락하여 척추가 골절된 경우, 정화조에 빠졌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경우, 종부 시 웅돈에게 치여 사망한 경우 등등 무수히 많은 사고를 목격하거나 전해 들었다.



그렇게 중상이나 사망에 이르는 사고는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주고 그 동안 열심히 쌓아 놓았던 것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만드는 불행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추락, 부딪힘, 미끄러짐, 질식 위험 공간 등 농장 작업 중 일어날만한 모든 안전 위협 요인들에 대해 조사해 보고 안전 장치를 하거나 장비 착용하도록 하여 미리 사고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늘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하여 행동할 수 있도록 안전 팻말이나 위험 표시를 해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농장 직원들은 평상시에 어떤 곳이 위험한 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위험 구역에 대한 표시가 필요하다.

아무리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서두르다 보면 깜빡 잊고 행동할 수도 있고 새로운 직원의 경우나 컨설팅이나 서비스를 하기 위해 방문하는 인원이 다치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

농장에서 일하거나 방문하는 누구든지 어떠한 위험 요인들이 있는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 교육을 생활화하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라) 질병으로부터의 안전
FMD, PRRS 등 악성전염병은 한돈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큰 문제이다. 지난 해 항생제 판매량이 전축종에 걸쳐 9%가 증가되어 1,004톤을 기록했고 돼지가 차지하는 항생제는 그 중 절반이 넘는 531톤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질병의 증가는 항생제를 더 많이 사용하게 만들어 항생제 내성 문제를 가중시키고 주사 치료나 백신 접종에 따른 농장 근로자들의 업무 부담과 다칠 위험성도 증가시키게 된다.





이것은 농장 근로자의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돼지고기에서의 식품 안전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질병에 대한 차단방역은 바로 농가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책임져야 하는 농가들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철저한 차단 방역, 질병을 옮기는 쥐나 들짐승을 제거하는 일은 바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질병으로부터 농장을 보호하며 식품 안전을 강화하는 중요한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질병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은 바로 건강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의미 있는 가치임을 이해하여야 하며 농장주는 사업 철학을 가지고 그러한 가치에 대해서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마) 갈등으로부터의 정서적 안전
우리는 안전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될 때 대부분 기계적이거나 물리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물리적인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안전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농장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가지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의견이 달라서 생기는 충돌과 오해로 인한 갈등이 많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남녀 간의 성희롱이나 직위을 이용한 언어 폭력 등은 인간관계를 무너뜨리고 심지어 살인까지 가게 만들기도 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상처를 주거나 괴롭히고자 상대방에게 내뱉은 말이 우울증은 물론 자살과 충동 살인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농장에서도 이러한 정서적인 안전이 침해 받는 근무 환경은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팀원간에 협력이 요구되는 업무가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가게 된다.

특히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간에 지나치게 파벌 의식을 가지고 적대시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경우도 있고 이타심과 포용력이 부족한 농장주나 농장장이 직권에만 의존하여 직원들의 인격을 무시하며 욕설을 하는 등 나쁜 리더십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비록 거친 일을 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향하는 말은 거칠지 않고 따뜻하며 눈빛은 매섭기보다 온화해져야 한다. 서로 존중하고 칭찬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힘든 농장 일 속에서도 팀원간에 의지하고 돕는 정서적인 안전이 가능해 진다.





농장에 존재하는 많은 물리적, 정서적 위험 요소들을 관리하지 못하여 생기는 사고는 크든 작든 농장에 많은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다친 직원으로 인해 업무 공백이 생기거나 다른 동료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지게 만들기도 하고 갈등이 생겨 업무를 게을리하거나 이직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농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하지 못한 행동이나 상태를 찾아내고 관리하는 것은 건강한 농장을 만드는 기초이자 토대가 된다.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는 직원들과 커피 타임을 가질 때 업무 지시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물리적, 정서적 안전에 대한 보살핌과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구호로 함께 한다면 직원들의 안전 의식도 높아지고 직원 간의 팀웍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카길애그리퓨리나에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안전 서약을 하도록 하고 모든 회의를 하기에 앞서 반드시 안전을 강조하고 있으며 차량에는 안전운행 스티커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수익보다 안전을 우선시하고 사람을 우선시하는 카길의 사업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서로의 목표이며 안전 우선(Safety First)은 바로 사람 우선(People First)과 동일시 되고 있다.

참고로 ㈜카길애그리퓨리나는 모든 직원들이 회의하기에 앞서 아래의 안전 서약을 함께 읽고 나서 회의를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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