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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심보감(34) 불가피한 부작용은 없다] 백신의 올바른 관리와 사용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돈심보감(豚心寶鑑),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한반도가 살인적인 열돔 용광로에 갇혔다. 열흘이 넘게 이어지는 폭염으로 아스팔트가 녹아서 갈라져 버리고 폐사한 가축도 110만 마리가 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7말 8초’에는 극심한 폭염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다 농가들은 벌써부터 밥도 안 먹고 헐떡이는 돼지들을 보면 대형 사고라도 생기지 않을까 싶어 마음이 급해지고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하다.


농가들은 올해 최고로 힘든 고비이자 최대의 승부처에 해당되는 앞으로 한 달 동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돈심보감 편에서는 더운 여름철 돼지의 스트레스를 한층 높여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환절기를 대비하여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백신 접종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농장 관리자들은 보통 별 생각 없이 과거에 정해 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현재 프로그램이 농장에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 확인해 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돌팔이에 가까운 필자가 백신에 대한 기초 상식에 비추어 보더라도 한참 잘못된 백신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농장들도 여전히 많다.



여름엔 난산이나 분만 지연으로 인해 초유 급여도 평상시보다 부족하고 더구나 백신의 보관 상 문제도 생기기 쉬우며 더위로 백신 접종이 주는 스트레스도 클 뿐만 아니라 면역 형성도 잘 되지 않아서 여름이 지나 환절기에 방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폭염으로 인해 사료도 잘 먹지 않고 물통에 붙어서 더위와 씨름을 하는 돼지들에게 백신 접종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는 어떻게 하면 백신 접종 후유증이나 역가가 형성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1. 백신에 대한 기초 지식


먼저 간단한 백신의 기초 이론을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공부해서 남 안 주고 아는 것도 다시 보면 새롭다.


면역은 크게 수동면역과 능동면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수동면역은 어미의 초유나 항혈청요법 등을 통해 획득하는 면역이고 능동면역은 동물이 스스로 감염이나 백신접종에 의해서 항체를 생산해내는 면역을 말한다.


보통 수동면역으로 얻어진 항체는 몇 주가 지나면 사라지는 반면, 능동면역에 의해 생산된 항체는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서 2차 접종 후에는 훨씬 빠르고 높은 항체가 생성되는데 이것을 면역 증강 효과 또는 부스팅(Boosting) 효과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독이나 사균백신의 경우 초기 2회 이상 접종하는 것이 기본인데 그 이유는 이 같은 면역 증강효과를 통해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있다. 


게다가 어린 자돈이 초유를 통해 얻어진 모체이행 항체는 백신의 능동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간섭 현상으로 인해 모체항체의 소멸 이후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그 시점이 개체마다 차이가 나기 때문에 확실한 백신 효과를 위하여 2~4주 간격으로 2회 이상 접종하는 것이 기본이다.


예를 들어 흉막폐렴이 문제되는 농장에서 1회 접종만 하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2차 접종의 부스팅 효과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백신의 종류는 크게 생독과 사독으로 나뉘고 그 외에도 DNA, 톡소이드, 펩타이드, 자가 백신 등 다양하게 구분된다.


특히 아래 백신의 장 단점을 나타내는 표에서 단점을 주의하여 읽어 보기 바란다. 우리가 보통 많이 사용하고 있는 사독백신은 과민 반응과 부작용이 나타나 돼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소모성 질환이 있거나 여름철 무더위에 접종 시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그리고 효과적인 백신을 위해 필요한 아래의 여섯 가지 고려할 점들을 필히 확인해 보고 혹시 원칙에 어긋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자.


백신을 할 때 모체 이행항체의 간섭 현상에 대해 필히 고려해야 하나 여전히 모체이행이 강한 파스튜렐라나 흉막폐렴 백신을 분만 5주령 이내에 접종하는 농장들이 더러 있기도 하고 생독백신 접종 시 2가지 이상 혼합 적용하거나 접종 간격을 1주일도 두지 않고 접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최근 들어 아주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모돈의 AR 백신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피해를 보는 농장들이 의외로 많고 생후 18~21일에 권장하는 써코 백신 접종 시기를 준수하지 않거나 타 백신과의 접종 간격을 1주일 이상 두지 않으면서 효력이 뚝 떨어져 피해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농장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기초적인 백신은 필히 접종하고 백신의 효력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접종 원칙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백신 접종을 할 때 항생제나 소염제를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을 줄여줄 수 있으므로 무더위나 질병 문제 등으로 인해 부담이 많은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항생제는 생균 백신(회장염 등)의 경우 사용해서는 안되며 소염제의 경우 백신의 항체 형성에 저해가 될 수 있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필히 수의사의 처방에 따르도록 한다.


2. 백신 접종 스트레스와 후유증


과거 소모성 질병이 많았을 때 백신 접종 후유증이 커서 하는 수 없이 생략을 하거나 한참 늦추어 접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도 백신의 접종 반응이 크고 이상육 발생율이 높은 백신들이 있다. 그 중 일부 구제역 백신이나 돈열, 톡소이드가 함유된 백신 등에서 부작용이 종종 나타난다.



농장에서 필수적으로 접종하는 돈열 백신은 접종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백신에 속한다. 아래 실제 농장에서 데이터를 통해 분석되는 돈열 백신 이후의 사료 섭취량 그래프를 보면 여름철의 백신 접종 후유증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특히, 혹서기에는 타 백신과 달리 돈열 백신이 주는 스트레스가 워낙 커서 무려 2주 이상 백신 접종 이전의 섭취량 조차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소모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추가되는 백신 접종 스트레스는 심한 몸살을 동반하고 후유증이 커진다.


더위 스트레스의 영향이 큰 포유모돈 구간에서도 여름철 돈열 백신의 후유증이 상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대다수 농장에서 분만 후 2주령에 일반적으로 돈열 백신을 접종하게 되는데 위의 육성사 그래프에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열 백신 접종 이후 사료 섭취량이 떨어지는 현상을 아래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P농장에서 2016년(붉은색) 여름과 2018년(파란색) 최근의 포유돈 사료 섭취량을 비교해 보면 일반 돈열 백신을 접종했던 2016년 여름에 섭취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모돈들이 많았고 마커 돈열 백신을 접종했던 2018년에는 최근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분만사 섭취량이 양호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돈의 사료 섭취량은 BCS, 산차, 질병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좀 더 많은 데이터를 두고 분석해 볼 필요가 있겠으나, 백신의 접종 반응 수준에 따라서도 혹서기에는 그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과거 필자가 거래하던 농장에서 갑자기 이유 후 모돈들의 재귀일령이 늘어지고 발정이 잘 안 온다며 사료 탓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다른 거래처 농장들에서는 당시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농장의 관리에서 생긴 문제라고 보고 살피던 중 얼마 전부터 돈열 백신 접종 시기를 임의로 이유 당일에 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장주가 아무 생각 없이 작업 편의상 이유하고 나서 이런 저런 주사제를 처치하고 동시에 돈열 백신까지 하게 되었던 경우였다. 결국 다시 돈열 백신을 2주령에 정상적으로 접종하도록 하고 나서부터 더 이상 이유 후 재귀일령 지연이나 무발정 모돈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렇게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관리 실수에서 시작된 문제는 누군가 용케 찾아내 주기 전까지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백신 접종의 후유증에 대해 돈열 백신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다른 백신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농장의 상황에 따라 백신 접종 반응을 잘 살펴보고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조정이나 대안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3. 백신 접종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조치


위에서와 같이 하절기에는 과도한 스트레스 하에서 백신 접종의 후유증이 커지고 섭취량 저하로 인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할 때 가급적 맑은 날, 더위 스트레스가 덜 한 선선한 시간 대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더위 스트레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비타민, 미네랄 제제나 항생제를 음수에 첨가하여 컨디션을 끌어올린 다음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문제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음수 탱크에 각얼음을 투입하여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 주거나 보조급수 장치에 직접 얼음 물을 공급해 주면 백신 접종 후 열이 나고 쇼크를 일으키는 등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


모돈의 경우 개별적으로 상태를 확인하여 난산이 걸렸다거나 사료 섭취량이 좋지 않아서 문제가 있는 개체의 경우 접종을 미루어 두었다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시기에 접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위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고 소모성 질병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농장에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무방할 수 있겠지만, 백신 접종 후 섭취량 감소 등 접종 반응이 문제가 되는 농장의 경우에는 수의사와 상의하여 백신 프로그램을 다소 조정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아래 동영상은 자돈들이 백신 접종 후 열을 동반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호흡을 가쁘게 쉬고 있는 모습이다. 소모성 질환이 있는 농장에서 백신 접종 반응이 크게 나타날 경우 폐사와 위축으로 이어지기 쉬워 미리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돈 백신 접종 후유증 동영상  

 


백신 접종으로 인한 후유증뿐만 아니라 농이나 이상육 발생은 한돈산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이다. 최근 시판되고 있는 무침 주사기는 근육 접종과 피내 접종이 동시에 가능하며 이상육 문제뿐만 아니라 주사 바늘을 통한 질병 감염을 차단하는데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한돈협회에서도 국산화하여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장비를 농가에 공급하기 위해 과제 연구와 함께 장비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내 접종 무침 주사기는 아직 전용 백신 개발 등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지만, 이상육 감소, 질병 감염 문제 해소, 노동력 감소 등 앞으로 한돈산업의 중요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무침 주사기 활용 사례 동영상(출처: 트리언 인터내셔널) 



4. 백신의 올바른 보관과 사용


백신이 질병을 방어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돼지가 건강해야 한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으며 깨끗하고 양호한 환경 관리가 이루어져야 스트레스와 화농 발생도 줄일 수 있고 백신의 역가도 온전하게 형성될 수 있다.




백신은 일반적으로 냉장상태로 보관해야 하므로 백신 전용 냉장고에 보관하되 냉장고 안에 최고최저 온도계를 비치하여 수시로 온도를 확인하고 냉장고의 성에를 자주 제거해 주어야 한다.


또한, 냉장고에 백신을 꽉 채워두게 되면 적정 온도 유지가 안 될 수 있고 생독백신은 백신 미생물의 감염력이 감소할 수 있다. 간혹 사독백신도 결빙이 일어날 수 있는 데 이렇게 오일을 함유한 사독 백신이 얼게 될 경우 비록 눈으로 보면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이를 바로 투여하면 조직에 큰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보관중인 모든 백신은 유효기간을 점검하고 유효기간 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일단 개봉하여 사용했던 경우는 가능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보관이 필요할 경우에는 사용 후 병과 캡을 깨끗이 닦고 라벨이 용기에 단단히 부착된 것만 보관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백신의 사용 전에 병의 밀봉이 완전한지 확인하고 밀봉이 손상되었거나 뚜껑이 새는 백신은 사용하지 말고 폐기하는 것이 백신의 효력을 보전할 수 있다.



 

백신 접종에는 전용 주사기를 사용하되 한 번 사용한 주사기는 생리식염수 등으로 깨끗이 세척하고 살균 소독하고 건조시켜서 보관한다.




폭염이 무섭게 그 기세를 더해가고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 아마도 올 여름은 모돈의 폐사도 많고 번식 성적도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가들은 밀사로 인해 출하가 밀리고 가을에 가면 질병이 폭발적으로 진행되어 손실이 커질 것이다.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갖고 농장의 관리에 만전을 기하여 혹서기로부터 농장의 생산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 졌다.


백신 접종은 불가피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찾아야 하고 지혜롭게 다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참고하여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요인이 되지 않으면서 올바른 관리를 통해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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