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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심보감(33)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하반기 이후 돈가 전망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돈심보감(豚心寶鑑),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장마 끝, 열대야 시작이란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경주는 오늘 37도까지 오른다는 아침 뉴스에 종일 입을 벌리고 힘들어 할 돼지들을 생각하니 심란해진다.
땀나게 만드는 알코올과 언쟁은 자제하고 비타민은 하루 한 알, 돼지고기는 이틀에 한 번 이상 꼭 챙겨서 부실해지기 쉬운 몸의 세포를 깨우고 건강한 리듬을 잃지 않도록 하자.

여름엔 다른 계절에 비해 2~3배 이상 많은 수익이 농장의 구석구석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려움 앞에서 피하고 도망치기 바쁜 사람보다는 긍정적으로 즐기는 사람의 하루 해가 짧은 법 아니겠는가?!




이번 돈심보감 편에서는 양돈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궁금해 하는 올 하반기 돈가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그러나 필자는 점술가도 아니고 기상청처럼 슈퍼컴퓨터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혹시 전문가가 와서 딴지를 걸어도 할 수 없고 예측이 빗나가더라도 욕 먹을 자격이 없다는 점을 미리 알려 둔다.

1. 국내 사육 두수의 증가

한돈농가들은 지난 5년간 안정적인 곡물가격과 지속적인 소비 증가에 의한 고돈가로부터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올 수 있었고 최근 2세 경영으로 상당수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덕분에 노후된 시설이 개선되고 다양한 ICT 장비들이 도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다산성 종돈 수입이 증가되고 모돈의 과감한 도태 갱신이 진행되는 등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사육두수도 계속해서 증가되어 통계청 발표 기준으로 1/4분기에 이미 11,156천두를 넘어섰다. 또한 모돈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여전히 추가적인 규모 확대가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도 당분간 사육두수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참고로 아래 모돈수의 변화 그래프는 이력제 기반의 통계이며 2017년 이전의 자료는 기존 통계 자료를 비교 추정하여 보정한 것이다.


국내 생산량의 증가뿐만 아니라 최근 급격히 늘어난 돈육 수입량도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하반기 돈가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한 양돈수급조절협의회도 추진되고 있다. 게다가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사료업체의 경영 악화는 최근 사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고 농가 경영에도 미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여느 해와는 달리 농가들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관심이 올 하반기 추석 이후 양돈 시장의 향방에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2. 각종 선행 지표들의 변화

올해는 여느 해에 비하여 돈가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국내 생산 예측이나 수입량 등 주요 선행 지표들의 변수가 제법 크지만, 최근 몇 년간 수 차례 예측을 벗어난 결과들이 남긴 학습 효과로 인해 하반기를 바라보는 입장이 다소 불확실하고 복잡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몇 년간 보여준 가파른 돼지고기 소비 증가가 공급 증가에 따른 돈가 하락 압력을 상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국내 생산량뿐만 아니라 돈육 소비가 돈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력하다는 사실을 볼 때 올해 하반기에 돈육 소비의 향방이 어떠할지가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지난 6월까지 상반기 등급판정두수를 보면 총 8,624,205두로 전년 동기 대비 104.1%가 증가되었다. 이는 7개월 전인 지난 해 하반기의 포유모돈의 분만 자돈들이 출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된 PED의 영향을 고려할 때 해당 구간의 포유돈 사료가 7% 증가된 추세와 잘 들어 맞는 결과이다.


아래 표에서 번식용 암퇘지(후보종돈) 사료가 최근 2~3년간 급증했던 원인으로 종돈 수입과 후보돈 분양이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임신돈 사료량의 증가는 아주 미미한 상황을 볼 때 모돈의 증가보다는 저능력 모돈의 교체나 높은 초교배 체중을 위해 후보돈 육성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농가들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지난 해부터 면역이 약한 저산차 모돈의 지속적인 증가는 작년 말부터 겨울철 PED 확산을 부추기고 올 상반기 PRRS 등 소모성 질병의 증가로 자돈 구간의 폐사를 높이게 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의 도축두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최근 7개월간 포유돈 사료는 전년 동기 대비하여 3.3%가 증가된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예상했던 수치보다는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 겨울에 극심했던 PED의 영향을 고려할 때 하반기 도축두수가 포유돈 사료량의 증가분을 초과하리라고 예상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즉, 하반기의 도축두수는 지난 해와 비교하여 3% 전후 증가되는 수준의 예측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위 표에서 포유돈 사료량 증가폭에 비해 도축두수 증가폭이 최근 2년간 연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전반적으로 농가들의 질병 피해가 크게 늘어 났음을 짐작케 한다.
 
후보돈의 급증으로 인해 모돈군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이유 후 폐사율이 높아지고 생산성도 정체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 이후에는 최근 2~3년간의 높은 모돈 교체율에 따라 저산차 위주의 구성에서 벗어나 정체된 양돈 생산성도 안정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도축두수도 점차 빠르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돼지고기 수입량은 올해 6월까지 누적 266,085톤으로 재작년 동기 대비 160%, 작년 동기 대비 124.5%가 증가한 수치다. 이렇게 되면 하반기 수입량이 예년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올해 총 돈육 수입량은 40만톤을 가볍게 넘길 것으로 예상되어 과거를 통틀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아래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수입돈육의 재고는 최근 수입량의 증가와 함께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워낙 많은 수입량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재고량도 일시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수입육의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반면, 국내산 재고량은 최근 전년 대비 4.1%라는 꽤 높은 수준의 도축두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돈의 소비 증가에 힘입어 큰 폭의 증가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해마다 상반기에는 국내산 재고가 감소되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된 한돈 재고량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행히 7월에는 전년도에 비해 일 도축두수는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육가격은 현재까지 오히려 평균 180원/kg(탕박 기준) 이상 더 높게 형성되고 있다.
 
아래 우리나라의 돈육 소비량 변화 그래프를 보면 올 5월말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 한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수입육은 4.9%가 증가하여 평균적으로 약 3% 가량 증가되었다.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돼지고기 소비량은 올해에도 이렇게 큰 폭으로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은 다소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돼지고기의 견고한 소비 증가에 마냥 웃고 있을 수는 없다. 수입육 소비가 국내산 소비량 증가율을 2배 이상 앞질러 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한돈농가들은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3. 하반기 소비와 돈가의 예측

그렇다면 과연 돈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돼지고기 소비는 어떠할까?

여름 이후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최근 주목되고 있는 남북 경협 이슈나 금리 상승에 의한 소비 심리 변화, 수입육을 포함한 다른 다양한 대체제의 소비 선호도 변화, 전염성 질병 또는 안전성 이슈와 같은 돌발 변수에 의한 큰 파급 효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려운 측면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여가 시간이 늘어나는 반면 이른 귀가와 얇아지는 지갑이 소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지 좀 더 두고 보아야 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하반기의 도축두수는 전년 대비 3% 전후에서 증가될 것으로 보이며 최대 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 전망에 있어 다소 불안한 경제 지표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점은 상반기에 이미 4% 이상의 국내 도축두수와 25%에 육박하는 수입량 모두 증가한 상황에서도 강한 소비 기조에 의해 돈가는 잘 지탱해 주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작년보다도 더 높은 지육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최근 기대 이상의 돈육 소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국내 경기 호조와 더불어 편의점이나 오피스빌딩 등 IoT 스마트 판매 시스템처럼 돈육 판매처가 매우 다양해지고 1천여 개에 달하는 한돈 인증점과의 제휴를 통한 프로모션이나 온라인을 통한 축산물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필자가 전망하는 하반기 돈가는 다음의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예년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수기의 일시적인 돈가 하락이 예상되지만, 생산비 수준에서 크게 밑도는 상황으로 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지나친 불안감으로 주눅이 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4. 하반기 이후를 준비하는 한돈인

갈수록 심해지는 더위로 인해 성적 하락을 막아내기 위해 신경이 곤두서는 시기이다. 게다가 최근 본격화된 사료가격 인상과 더불어 여기 저기에서 쏟아내는 하반기 이후의 돈가 폭락에 대한 전망을 보며 우려의 분위기도 없지 않다.

그러나 좀 더 멀리 내다보는 한돈인이라면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 미리 다양한 대비책을 점검하고 변화에 앞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



농가들은 올 한해 MSY 20두 이상의 성적을 확보할 경우 사업 외적인 비용 낭비가 문제 없다면 평균 지육 가격으로 예상되는 4,300원/kg 수준에서 비육돈 두당 7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시적인 돈가 하락으로 인하여 3,500원 이하가 되더라도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지고 높은 기회 수익의 기초를 튼튼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MSY나 매출액이 높아진다는 점을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질병으로 돼지가 죽거나 성적이 꺾여 자신감이 땅에 떨어지고 서로 남 탓만 하는 농장과 돼지가 건강하고 성적이 올라 서로 칭찬하고 신뢰감이 있는 농장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혹시나 모를 위기를 미리 준비하는 의미에서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겠으나, 전망치를 보며 안심하거나 불안해 하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시간 낭비이다.

설령 앞으로의 돈가 전망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나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고 남 좋은 일만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올해 상반기가 지났다. 잘 한 것은 네 덕분이라 생각하여 상대방을 칭찬하고, 미흡했던 점은 내 탓이라 생각하여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서로 손잡아 격려해 주며 새로운 하반기 도약을 만들어 가기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이번 여름이 앞으로의 변화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임을 잘 이해하고 농장 직원들과 함께 목표 의식과 동기 부여를 통해 의미 있고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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