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계식량가격이 내림세를 멈추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3년 1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4포인트로 수정된 10월 수준과 동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유지류 및 유제품, 설탕 가격 지수 상승이 곡물 및 육류 가격 지수 하락과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11월 120.4포인트는 1년 전보다는 10.7% 낮은 수준입니다.
먼저 11월 육류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하락한 111.8포인트입니다. 5개월 연속 하락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 감소한 가격지수입니다. 돼지고기의 경우 4개월 연속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겨울 방학을 앞두고 유럽 내부 판매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시장의 수입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일부 수출업체의 수출 가용량이 충분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소고기의 경우에도 브라질과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수출 물량이 충분히 공급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였습니다. 국제 가금육 가격도 하락하였는데, 여러 국가의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서 공급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11월 유제품의 가격지수는 114.2포인트로 2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여전히 1년 전보다는 16.9% 하락한 수준입니다. 버터와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은 겨울 휴가철 수요 증가 등의 요인으로 가격이 상승했습니다만, 치즈의 경우는 하락세를 유지했습니다.
11월 곡물의 평균 가격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121.0포인트로 10월보다 3.0% 감소했습니다. 국제 밀 가격은 하락하였는데, 아르헨티나와 호주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공급량이 증가하고 러시아에서 수확이 진행된 것이 주 원인이었습니다. 옥수수 가격도 아르헨티나 농업인들의 판매 활동 증가, 미국에서의 계절적 공급량 증가로 인해 하락하였습니다.
유지류의 가격지수는 평균 124.1포인트로 4개월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여전히 지난해보다는 19.8%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팜유와 해바라기씨유 등은 가격이 상승했고, 반면 대두유와 유채씨유 등은 하락했습니다.
11월 설탕의 가격지수는 평균 161.4포인트로 1개월 만에 반등했습니다. 161.4포인트는 지난해보다 무려 41.1% 높은 수준입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가뭄이 발생하면서 양대 수출국인 브라질과 태국에서 생산 저조 및 수출 물량 감소가 전망됨에 따라 설탕 가격이 상승하였습니다. 또한 브라질에서의 물류 정체, 미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격 강세 등이 제한적으로나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90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95개)을 모니터링하여,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로 매월 작성해 발표하는데 2014-2016년 평균을 '100'으로 기준으로 합니다. 지수 가격은 다음 발표에서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자료 원문은 FAO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