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와사람'은 지난해 국회에서 돼지 1만 두 이상 농가 등을 대상으로 바이오가스 시설 설치·운영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최근 국회가 해당 법안 논의를 계속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관련해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가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23일 발표했습니다. 아래와 같이 성명서 전문을 싣습니다. - 돼지와사람 ]
지난 2021년 국회에서 발의된 후 계류 중이던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안(이하 유기성폐자원법)’ 제정 논의가 재개되고 있다. 유기성폐자원법은 탄소중립에 기여하기 위해 가축분뇨,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하여 환경적 부담이 덜한 바이오가스 생산기반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바이오가스 생산을 의무화하고, 부담금 부과 등 미이행에 대한 제재 조치를 수반한다는 데 있다. 결국 탄소중립은 구실일 뿐 축산농가 규제가 본질에 가까워 보인다.
법안 관련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정한 가축분뇨 배출 민간의무생산자는 구체적으로 대규모 사육농가 1,811개소로, 한우·젖소 100두, 돼지 1만 두, 가금류 5만 수 이상이 그 대상이다. 배출시설 구조개선 의무도 지우고 있어 축산농가들은 멀쩡한 축사를 뜯어고칠 판이다. 바이오가스 처리 시 발생하는 잔재물도 축산농가 규제로 작용한다. 처리물의 99% 이상 발생하는 잔재물 처리가 원활하지 않다면 정상적인 바이오가스 시설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된다. 법안에는 공공처리시설 유입처리도 가능하다고 명시하였으나, 대다수 시설의 여유 용량 부족으로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현실이다. 무허가축사 적법화로 인해 빚잔치에 허덕이는 농가들로서도 바이오가스 생산이나 잔재물 처리를 위한 추가 시설투자 여력은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안과 연계하여 축산환경개선 대책을 발표하였다.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화 비율을 현재 1.3% 수준에서 2030년까지 7%로 확대한다는 내용으로, 2030년까지 공공에너지화시설 92개소를 신규 설치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농가들은 에너지 및 사료효율 개선을 위해 저메탄·저단백사료 보급과 같은 정부정책에 순응하고 있으며,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적 어젠다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는 급진적이고 강제적 방법이 아닌,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참여농가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에너지화의 점진적 확대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금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에서 공청회 및 법안심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본 협의회는 지난해 7월 환경부에 입장을 전달한 바와 같이 다시 한번 유기성폐자원법 제정안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축산업은 국민건강에 필수적인 단백질 공급원이자 식량안보의 주춧돌이지만, 축산농가들은 치솟는 사료값과 축산물 가격하락으로 백척간두 신세다. 국회에서는 축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직시, 규제가 아닌 산업기반 유지와 진흥을 위한 의정활동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2022. 11. 23
축산관련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