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든 'ASF 방역 백서('19-'21 ASF 발생 상황 분석)'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관련 기사).
이번 백서는 앞서 구제역 백서와 마찬가지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이 집필했으며, 지난 '19년부터 '21년까지 사육돼지 발생 21건을 기준으로 올해 3월 최종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전체 450여 페이지에 달하며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제1장 서론에서는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방법을 기술하였습니다. 2장과 3장은 각각 국내와 해외에서의 ASF 발생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4장은 ASF와 관련된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의 법률과 긴급행동지침(SOP)의 주요 개정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5장과 6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유관단체 등의 ASF 방역과 관련된 그간의 활동을 요약했습니다. 7장은 ASF 발생 역학을 설명했습니다. 앞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역학 조사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관련 기사). 8장에서는 ASF 피해농가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 지원 현황을, 9장에서는 ASF 관련 보도자료 및 홍보 활동을 각각 소개했습니다.
10장에서는 백서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ASF 방역대책에 평가와 개선 과제를 서술하였습니다.
먼저 농경연은 '국내 ASF 방역활동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체계의 시스템화, 권역화 및 중점방역관리지구 지정 등을 통해 경기와 강원 등 제한된 지역의 농장에서만 발생하도록 한 점을 근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농경연은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권역화 조치가 유지됨에 따라 농장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였다는 현장의 지적이 있고, 멧돼지 ASF 발생지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현 시점에서 방역조치에 대한 적정성을 새롭게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경연은 구체적으로 '전국으로 강화된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할 경우 중점방역관리지구와 일반지역의 차별성이 없어질 수도 있다'며, 현재의 중점방역관리지구 지구 지정 기준과 운영 등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중점방역관리지구를 '시설 강화'보다는 '지역과 농장에 대한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야생멧돼지 ASF 발생지역이 확대되면서 방역대 내 농장이 증가하고 있어 권역화 정책이 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하여 유기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또한, '농가에 차단방역시설을 신속하게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설치 요령을 마련·배포할 것과 방역의식 강화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 서비스가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수의사들이 농가의 교육자 및 협업자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역에 대한 시스템 구축의 일원으로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기타 농경연은 방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ASF에 대한 백신 개발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며, 접경지역에 대해 남북 공동방역 체계 구축, 공항과 항만의 검역시스템 강화, 주변국과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등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한편 이번 농식품부의 ASF 백서에 앞서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 '20년 6월에 '파주 ASF 백서(관련 기사)'를 발간한 바 있습니다. 민간 차원의 백서 제작은 경기·강원 피해 양돈농가를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논의되었으나, 대한한돈협회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아직까지 시작도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관련 기사).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