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구제역 항체양성률 확인검사를 아예 생략하고 기준치 미달시 바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올해 이미 적지않은 농가가 백신 접종에도 불구, 과태료 폭탄을 맞거나 부과 대상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돼지와사람'이 '백신을 접종했다면, 항체양성률이 기준치 미달이라 하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문을 단독 입수해 공개합니다. 개인 정보를 위해 소재지와 농장은 익명으로 소개합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A씨가 소유한 2개 농장 돼지 35두(번식돈3, 비육돈 32)를 대상으로 한 항체양성률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어 올해 4월 소재지 지자체로터 '혈청검사 돼지 항체양성률 미달'을 이유로 농장 당 200만 원씩, 총 400만 원의 과태료 부과 통지를 받았고, A씨가 이에 이의제기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과태료 부과에서 확인 검사는 없었습니다. 해당 지자체는 지난해 10월 상위 기관으로부터 비육돈 16두에 대한 항체양성률 검사에서 기준치(30%) 미달시 별도의 확인 검사없이 바로 과태료를 부과하라는 업무 지시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A씨의 이의 제기에 법원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며 올해 10월 판결에서 최종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지자체는 가축전염병예방법과 농식품부장관령에 의거, 가축의 소유자 등에게 가축에 대해 주사 등을 명령할 수 있으나, 이의 조치 결과 항체양성률이 일정 수준 이상을 충족할 것은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설령 그러한 명령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항체양성률 검사 결과는 가축의 소유자 등이 주사 등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항체양성률 기준치 이상'은 명령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법원은 A씨 농장의 항체양성률 '음성' 결과에도 불구, A씨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원은 '현재 정부가 사용을 허가한 구제역 백신은 3종류이고, 항체 형성 여부를 검사하는 도구인 키트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백신의 종류와 키트의 종류별로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점과 지자체에서 사용한 키트는 한 종류로 다른 키트를 사용했을 경우 항체양성률이 기준치 이상을 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해 지자체의 일회적인 음성 결과만으로 A씨가 접종 명령을 위반했을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A씨가 제출한) 예방접종기록부 등의 자료에 의하면 A씨가 농장의 돼지들에게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 결과적으로 '지자체는 A씨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