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구제역 공식 발병 보고에 우리 정부는 발병 보고 다음날인 11일 독일산 돼지고기 및 돼지 생산물에 대해 즉각적으로 수입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관련 기사)를 내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언론들은 해당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소식을 빠르게 전했습니다. 그런데 한 언론사가 구제역이 마치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도 병을 유발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식의 기사(바로보기)를 작성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언론사는 먼저 기사 제목을 '돼지고기 먹다가 감염될 수 있다.....독일산 구제역 발생 비상'이라는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현재까지 독일 구제역은 돼지와 전혀 상관이 없는 상황에서 다소 생뚱맞은 제목입니다. 그러면서 부제목을 '인간에게 전염되면 치명적'이라고 달았습니다. 사진은 입 주변에 물집이 잡힌 환자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점입가경입니다.
기사 내용에서는 "구제역에 걸린 동물은 발열, 식욕 부진, 구토, 설사, 출혈성 설사, 발작과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구토, 설사, 출혈성 설사, 발작 등은 구제역과 상관없는 증상입니다.
이어 기사는 "문제는 구제역에 감염된 동물의 살코기 또는 뼈를 먹으면 인간에게도 전염된다는 사실이다"라며, "구제역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중증 호흡기 감염병을 유발한다"고 전했습니다. 사실이라고 말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거짓입니다.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 등 우리 정부는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동물 모두 발병)'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과거 구제역 인체 감염 우려에 대해 "구제역은 근본적으로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 걸리는 병이며 타 동물이나 사람에는 감염·발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 중에 비산되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사람이 호흡할 때 이 바이러스가 사람의 상부 호흡기내에서 약 3일간 머물수 있지만 자연소멸함으로 사람에 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국제기구(WOAH, FAO, WHO, CDC 등)에서 구제역을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고 공식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독일 구제역 발병 보고에 대해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구제역을 공중보건의 문제가 아닌 전파력이 높고 경제적 파급력이 높은 동물건강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돼지와사람은 해당 언론사에 인체 감염 근거와 시정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으나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사는 수정이 안된 원문 그대로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