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구제역이 더욱 확산 양상입니다. 지난 주말 슬로바키아에서 5번째 감염농장이 확인되었는데 기존 발생지와 북서쪽으로 70여 km 떨어진 거리로 체코와 오스트리아 국경과 인접한 위치입니다.

슬로바키아 당국은 지난 30일(현지시각) '플라베츠크 슈트브로토크(Plavecký Stvrtok)'에 위치한 대규모 젖소 사육농장(3487마리)에서 구제역이 확진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농장은 같은 날 젖소 한 마리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을 발견하고 현지 당국에 이를 알렸습니다.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되어 슬로바키아에서의 5번째 발생농장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 감염·확산 차단을 위한 농장 이동제한과 긴급 예방접종이 실시 중입니다. 31일부터 살처분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주변 농장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발생으로 슬로바키아 전역뿐만 아니라 인근 오스트리아, 체코 등으로의 구제역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해당 농장은 덴마크에 본사를 둔 농업 회사(FirstFarms) 소유로 슬로바키아에서 총 8개의 소와 돼지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체코와 헝가리, 루마니아, 덴마크에도 소와 돼지 농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공기전파 외 다른 감염 경로도 의심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슬로바키아 당국은 앞서의 농장 발생 사례의 경우 헝가리 국경과 인접해 있어 바람(공기)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되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5번째 양성농장은 기존 발생농장과 상당 거리 떨어져 있고 중간에 산맥도 있어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이로써 올해 유럽에서의 구제역 발생건수는 모두 8건으로 늘어났습니다. 독일 1건, 헝가리 2건, 슬로바키아 5건입니다. 박멸에 성공했다고 자신하는 독일을 제외하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서는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관련 기사).
독일 FLI 연구소와 유럽연합에 따르면 독일과 헝가리의 구제역 바이러스 혈청형은 같은 O형입니다. 유전적으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슬로바키아의 바이러스는 헝가리 바이러스와 동일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