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까지 돼지고기 수입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관련 기사). 할당관세 없이도 말입니다. 또한, 이것은 국내산 돼지고기 도매가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그러하리라 예상됩니다.
이에 돼지와사람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수입 돼지고기 검사 실적 자료를 보다 상세히 분석해보았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돼지고기 수입량은 ▶1월 4만347톤 ▶2월 3만9990톤 ▶3월 4만6680톤이 각각 수입되어 합계 12만7018톤입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수입량(10만1684톤)에 비해 24.9% 증가한 수준입니다. 역대 최대 수입량을 기록한 '18년(46만3501톤)의 1분기 수입량(12만9957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앞서 지난 1월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할 것이라는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발표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관련 기사). 현재까지 어떠한 요인이 돼지고기 수입량 증가를 이끌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올해 국내 PRRS와 PED 등의 큰 피해로 5~8월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입니다.
1분기 12만7018톤을 냉장과 냉동으로 구분하면 냉장 11만8721톤, 냉동 8297톤입니다. 각각 전년보다 26.6%(2만4975톤), 4.5%(359톤) 증가로 냉동 돼지고기 수입량 증가가 두드러진 양상입니다.
부위별(냉동+냉장)로는 앞다리(37.7%, 1만4656톤)와 삼겹살(15.2%, 6154톤), 목심(36.1%, 5651톤), 등심(8.7%, 288톤), 기타(1199.6%, 111톤) 부위는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반면, 뒷다리(-90.4%, 1310톤)와 갈비(-10.9%, 217톤) 부위는 감소했습니다. 한돈산업에서 특히 주목하는 '냉장 삼겹살'은 감소했습니다(-5.1%, 276톤). 할당관세가 시행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국가별로는 지난 1분기 동안 모두 16개국으로부터 돼지고기가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량이 많은 상위 5개국은 지난해 전체 순위 기록(관련 기사)과 동일한 미국, 스페인, 캐나다, 칠레, 네덜란드 순입니다.
그런데 이어 6위와 7위는 새로운 국가가 등장했습니다. 독일과 브라질입니다. 전년에 비해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던 것입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절대 증가량 기록을 보면 미국(61.1%, 2만671톤), 독일(지난해 10월부터 수입 재개, 5577톤), 브라질(204.9%, 3704톤), 캐나다(24.5%, 2768톤), 칠레(35.1%, 2375톤) 등의 순입니다.
스페인의 경우 수입량이 무려 23.5%(6060톤)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스페인은 강독 유럽형 PRRS 확산(현재 통제 상태),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감소, 동물복지 법령 강화 등의 이슈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돈 사육두수와 도축두수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제 4월입니다. '24년 2분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당분간 9월까지 출하두수가 감소하는 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간 수입육, 특히 수입 돼지고기가 어떤 식으로 국내 시장을 위협할지 주목됩니다.
관련해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월간육류유통 4월호에서 "(수입산 돼지고기) 구이류 중 냉장육은 대형마트 할인행사가 계속 진행되겠지만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외식소비도 부진이 이어지며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냉동육은 선호도 높은 브랜드와 저가 브랜드 위주로 수요가 있겠지만, 일반 브랜드는 국내 소비시장 상황 대비 여전히 과다한 물량이 수입되고 있고 경쟁력도 떨어져 판매처리에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목전지 등의 정육류는 수입이 큰폭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급식식자재 및 간편식 등에서의 고정수요와 오퍼가격 상승으로 인하여 강세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4월 수입량은 앞다리 수입 증가세가 지속되며 약 4만톤 내외의 물량이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4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3만9062톤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