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돼지에 대해 마리당 2만 원의 도축수수료를 지원하였습니다. 농식품부가 '도매시장'을 특정해 도축수수료를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물량을 확대함과 동시에 농가의 출하비 부담을 완화해준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물가 안정이 목표입니다.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돼지 도매가격을 낮추고, 나아가 소매가격을 떨구겠다는 의도입니다. 대한한돈협회는 즉각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강행했습니다.
지난 21일로 6주간의 도매시장 도축수수료 지원 정책이 종료되었습니다. 정부의 의도대로 결과가 나타났는지 돼지와사람이 분석해봤습니다. 분석 결과를 보고 정부가 향후에도 여차하면 '도매시장 도축수수료' 지원에 나설지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급물량 확대
도매시장 도축수수료 지원기간 중 도축두수와 경매두수 모두 매주 증가했습니다. 5주차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등급판정두수와 경매두수가 각각 31만 7천 두, 8천 8백 두였습니다. 지원기간 중 특히, 도축두수 대비 경매두수인 경매비율은 2.7~2.8%까지 증가했습니다. 시행 전인 7월 첫 주와 6월 평균 경매비율이 2.5%인 것을 감안하면 시행 후 0.2~0.3%포인트 증가한 셈입니다. 도매시장으로 출하되는 돼지 물량이 유의미하게 올라간 것입니다.
도매가격
도매시장 경매가격은 시행 2주차(7.18-22)까지 상승했다가, 3주차(7.25-29)부터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4주차(8.1-5)에는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3주차와 4주차 평균 도매가격은 전주 대비 각각 128원과 8원 떨어졌습니다. 5주차와 6주차 도매가격은 다시 상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도매시장 도축수수료 지원으로 도매가격이 일정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추석을 앞둔 시점 가격 상승 흐름을 끝내 반전시키지는 못했으나 상승세를 더디게 한 측면이 있었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소비자가격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하는 국내산 삼겹살 소비자가격(100g, 평균)은 이번 도매시장 도축수수료 지원 이래 5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행 전인 7월 첫 주 평균 2,863원이었던 가격이 5주차에는 8.8% 감소한 2,61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비슷한 시기 무관세 수입 냉장 삼겹살이 시장에 풀린 영향이 있겠으나 결과적으로는 정부의 의도는 성공한 셈입니다.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전월 대비 6.3% 감소했다고 공식 밝힌 바 있습니다. 8월 발표 역시 감소로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