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돈산업은 175만두의 돼지를 출하하면서 최초로 한 해 전체 1900만두대의 돼지 출하두수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PED, 강독형 PRRS, ASF 등의 가축전염병 위협과 폭염·폭우·폭설 등의 기상 악조건, 역대급 수입 돼지고기 공세 속에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이런 가운데 돼지 도매가격(제주 및 등외 제외, kg당)은 12월 5616원으로 마감, 2024년 전체 5239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17년 탕박 가격이 대표 거래 시세로 자리잡은 이래 역대 가장 높은 가격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7)보다 12.3포인트가 하락한 88.4를 나타냈습니다. 말 그대로 폭락했습니다. 전 국민을 대혼란에 빠뜨린 12.3 비상계엄 사태가 원인입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계엄 사태만으로도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 모두가 일제히 부정적으로 돌아섰습니다. 한국은행은 "(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되고 안정을 찾아가는지에 따라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계엄 사태 여파는 새해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돼지고기 소매가격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2월 평균(100g 기준) '국내산 냉장삼겹살(이하 국내산)'과 '수입산 냉동삼겹살(이하 수입산)'의 소매가격은 각각 2594원과 1522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전달 대비 국내산(1.0%)뿐만 아니라 수입산(1.6%) 모두 증가했습니다. '24년 전체 평균은 국내산의 경우 2500원, 수입산의 경우 1465원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각각 전년보다 34원(-1.3%), 31원(-2.1%) 감소했습니다. 생산·수입량 증가에 더해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수입육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2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만4996톤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전월보다 13.3% 많은 양입니다. 두 달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24.2%).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 돼지고기 수입량 증가가 11월과 12월 비로소 감소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24년 전체 수입량은 45만2545톤으로 전년보다 12.3% 증가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역대 최고 수입량을 기록한 지난 '18년(46만3521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반면, 소고기 수입량은 돼지고기와 반대의 양상입니다. 감소세였던 수입량이 4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며 44만5723톤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전년보다 -1.8%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소고기 수입이 돼지고기 수입으로 대체되었다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돼지고기 재고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파악한 국내산 및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량(10월 기준)은 각각 2만3452톤, 14만8995톤입니다. 전달보다 국내산(13.4%)은 늘어났고 수입산(-6.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날이 선선해지면서 10월부터 출하두수가 유의적으로 늘어났고, 돼지고기 수입량은 2만톤대로 감소세가 가속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관련 기사).
등급판정두수(출하두수)
12월 등급판정두수는 175만 마리로 4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전월(4.3%)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7.3%) 대비 모두 늘어났습니다. 12월까지 누적 등급판정두수는 1901만 마리입니다. 지난해보다 1.4% 많으며,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첫 1900만 마리대 출하입니다.
돼지고기 공급량
돼지고기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한 '돼지고기 공급량'은 12월 기준 12만9673톤입니다(전월대비 6.3%, 전년대비 -0.8%). 이로써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누적 공급량은 158만4432톤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나 높습니다. 생산량과 수입량 모두 증가한 영향입니다.
도매가격
이상의 상황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12월 평균 돼지 도매가격은 5616원입니다. 3개월 만에 반등했습니다. 전월(5378원)보다 238원(4.4%) 증가했습니다. 역대 가장 높은 12월 가격입니다. 정육류를 중심으로 수요가 많았다고 하지만, 다소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누적 가격은 5239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5134원)보다 105원(2.0%) 높은 수준입니다. 또한, 사실상 역대 최고 가격입니다. 이런 가운데 도매시장 경매두수는 42만2천 마리(제주 및 등외 제외)로 역대 최저입니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올해 30만 마리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경매가격이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라는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새해 첫 달, 1월 가격 전망
이제 '25년 1월입니다. 이달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달보다 하락할 것이지만, 설(1.29) 명절로 인해 여전히 5천원대 초반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예측입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이달 돼지 도매가격을 5,100~5,300원으로 전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국내산) 구이류는 명절 전 진행되는 대형마트 할인행사 수요와 선물세트 수요가 일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경기 및 정국 불안으로 외식소비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판매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육류는 동계방학으로 인해 급식 수요가 감소하겠지만, 원료육 수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지난 추석과 같이 명절 수요가 일시적으로 생길 가능성도 있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상황 이전에 나온 예측입니다. 불확실성이 여전한 비상계엄 사태 여파도 변수입니다.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