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지난 1일을 기해 6개월간의 구제역·AI에 대한 '특별' 방역체계를 '상시' 방역체계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제역의 경우 백신미접종 개체 발생을 방지하고, 항체양성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항체 검사를 대폭 강화해 농장뿐만 아니라 지자체에 대해 항체양성률이 낮은 경우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구제역 예방을 위해 농장의 소독 및 차단방역도 강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구제역에 있어 사실상 농식품부의 최대 중점 포인트는 단연 '항체양성률' 입니다.
항체양성률은 항체가(Antibody Titer)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중화항체와 달라 방어력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구제역에 있어 항체양성률은 단순히 백신을 접종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지표일 뿐 입니다. 농식품부의 바램대로 항체양성률을 100%로 끌어올린다 해도 구제역 발생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항체양성률에는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검사키트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달라집니다(관련 기사). 관련해 농식품부는 지난 1월부터 검사 가이드라인을 변경해 1차 검사 기준치 미만 농장시료에 대해 다른 미사용 키트로 재검사를 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조만간 추가 검사키트가 사용허가가 나면 3가지 서로 다른 값의 항체양성률 결과를 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해 한국양돈수의사회 김현섭 회장은 농민신문에 낸 최근 기고글(바로가기)을 통해 항체양성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구제역 백신 접종 강조보다 역학 및 방역관리시스템 개선 노력이 필요하고, 아울러 정부 주도 방역에서 민간 자율 방역으로 전환, 수의계 전문가 중심의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외래 유입 바이러스 입니다. 매년 새로운 바이러스가 해외로부터 유입되어 새로이 발병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는 최근 발병한 구제역에 대해 바이러스가 어떠한 경로로 유입되었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농식품부가 본연의 역할을 방기한 채 축산농가뿐만 아니라 일선 지지체만 항체양성률 등으로 옥죄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특히나 이러한 불만은 양돈농가에서 심합니다.
2017년 이래 구제역 발생은 주로 소 사육 농가에서 주로 발병했습니다. '18년 김포 돼지 구제역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A형 구제역이었습니다. 올해 농식품부에서 공식 구제역 발병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강화 감염항체(NSP항체)가 나온 농장(20호) 역시 소 사육농장이었습니다.
한 양돈 관계자는 "구제역은 국가재난형 질병이고, 때문에 방역을 제2의 국방이라고 하지 않느냐. 현재의 농식품부의 관련 예방 대책을 보면 국방의 책임을 군대가 아닌 개별 가정에 맡겨놓고 알아서 책임지라는 방식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개별농장 중심에서 지역·권역 중심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방역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