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및 강원 등의 멧돼지를 제외한 야생동물과 곤충 등을 대상으로 ASF 바이러스 유무를 조사했는데 단 한 건도 검출하지 못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었습니다. 최근 정부의 8대 방역시설 전국 확대 추진 계획과 맞물려 논란이 일 전망입니다(관련 기사).
해당 조사는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환경부의 용역을 받아 '20년 3월부터 '20년 12월까지 9개월간 진행되었습니다.
협력단은 우선 샘플 대상 지역으로 경기도 2개 시군(파주, 연천)과 강원도 8대 시군(화천, 철원, 춘천, 양구, 인제, 고성, 홍천, 횡성)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조사 대상은 너구리, 고라니, 족제비, 담비, 삵, 야생조류 등 37종의 야생동물(멧돼지 제외)과 모기, 파리, 진드기, 나방 등 4종의 곤충(농가 및 야생 채집), 멧돼지 서식지 일부 오염 추정 토양 등이었습니다. 협력단은 이들 시료가 감염멧돼지 및 폐사체와 연관하여 ASF 바이러스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채집한 시료는 모두 345개였습니다. 야생동물(구강 및 발 면봉 샘플 및 전혈, 조직) 248개, 곤충 83개, 토양 14개 등입니다. 그리고 이들 중 339개에 대해 바이러스 유전자 유무 검사가 실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최종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단 한 점에서도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축사 밖은 바이러스 오염지역이라는 정부의 구호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8대 방역시설 가운데 하나인 방조·방충망 설치 논리가 빈약해지는 대목입니다.
최종보고서에서 협력단은 "총 339 개의 환경 시료에서 ASF 감염을 RT-PCR을 사용하여 조사했지만, 결과는 모든 샘플에서 음성이었다"며, "하지만 현재 ASF가 멧돼지와 가축 돼지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고 다양한 환경 샘플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매개체의 관리를 통해서 효과적인 ASF 질병 발생과 확산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