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일 강원도 양구에 이어 3일 고성에서도 ASF 야생멧돼지가 확인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지난 2월 화천 파로호 남단, 기존 광역울타리 너머에서 ASF 야생멧돼지가 발견되면서 긴급하게 추가 광역울타리를 건설하며 '화천군을 향후 ASF 안정화 여부를 가늠할 최일선 지역'이라고 했지만, 불과 한 달도 안되어 이번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고성 건은 양구 건과는 다소 성격이 달라 방역당국뿐만 아니라 한돈산업을 당황케하기에 충분합니다. 양구의 경우 기존 화천 파로호 남단 발견지점과 불과 수 km 떨어져 있어 추가 확산되었다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성의 경우 기존 발견지역과 70여 km 떨어진데다가 민통선 내여서 확산 연관성을 찾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환경부는 "고성 발견지역은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이며, 발견지점이 남방한계선 철책과 인접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무장지대 내 바이러스가 간접적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폐사체 수색, 환경 조사 등을 통해 전파경로를 파악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는 바이러스가 기존 민통선 바깥의 지역으로부터 전파되었다기보다 비무장지대로부터 어떤 매개체를 통해 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ASF 야생멧돼지가 설악산 국립공원까지 이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설안산은 수렵 등 포획이 쉽지 않은 데다가 백두대간의 한 줄기로서 태백산과 속리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고 작은 산맥로는 충청도와 전라도와 경상도 등 주요 산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ASF 야생멧돼지의 전국화 상재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관련해 국내 수의역학 분야 권위자인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선일 교수는 "양구 건도 그렇고 고성까지 (ASF 야생멧돼지가) 확인된 이상 경기도와 강원도 전체가 위험하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고성 발견지점에서 설악산 국립공원까지 33km 정도되니 양구와 고성에서 양면으로 동진과 남진한다면 설악산으로 곧 유입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건으로 환경부는 울타리 설치, 폐사체 집중 수색, 포획틀 확대 배치 등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 차단을 위한 조치에 나섰습니다.
감염된 멧돼지의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발견지점 주변을 둘러싸는 울타리를 신속히 설치하고, 기존 광역울타리에 대한 훼손 구간, 출입문 개폐상태 등을 즉시 점검합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광역울타리 내를 구획화하여 감염된 멧돼지의 주변지역으로의 확산을 차단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