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정부의 청송과 영덕 구간 '광역울타리(5-2)'의 기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완전히 뚫려버린 양상입니다. 추가 남하 가능성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따르면 19일 기준 경북 청송과 영덕에서의 감염멧돼지 발견건수는 각각 14건(마리), 35건으로 모두 합쳐 49건입니다. 그런데 이 49건 가운데 광역울타리 경계 밖에서 발견된 감염멧돼지 숫자는 30건에 달합니다. 5건 가운데 3건이 울타리 바깥에서 발견되고 있는 셈입니다. 더 이상 울타리 관리와 점검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지경입니다.
게다가 광역울타리 경계 밖 감염멧돼지 30건 가운데 22건은 주왕산 국립공원 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국립공원 내 야생멧돼지들 사이에서 수평 전파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새 감염멧돼지가 추가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립공원 내에서도 남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왕산 국립공원 남쪽에는 이제 멧돼지 확산 차단 울타리가 없습니다. 11월부터 야생멧돼지의 이동이 늘어나는 번식기가 시작됩니다. 의성, 군위, 영천, 포항, 경주 등으로의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24일 경북지역 밖 ASF 확산에 대비하여 ‘예비 차단 방어선’을 구축하기로 하였습니다(관련 기사). 구체적으로 '상주-대구-울산'에 1차 예비 차단 방어선을 만들고, '상주~고령'에 2차 방어선을 마련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들 방어선에는 울타리 대신 포획트랩을 설치하고, 전문 포획단을 투입해 멧돼지 제거에 나선다는 복안입니다. 다가오는 겨울철 정부가 기대한 만큼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한편 이달 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의원(국민의힘, 경북 상주·문경)은 정부가 전국에 예산 1167억원을 투입해 야생멧돼지 확산 차단 울타리 1831km를 설치했음에도 ASF 발생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다며 효과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831km는 휴전선 철책 길이의 7배에 달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