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SF가 발병한 지난 ‘19년부터 ‘22년까지 4년간 우리나라는 멧돼지를 통한 ASF 확산 방지를 위해 모두 약 35만 마리의 야생멧돼지를 포획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돼지와사람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야생멧돼지 포획두수는 ▶'19년은 10만 923마리 ▶'20년은 9만 7045마리 ▶21년은 7만 1943마리 ▶'22년은 7만 6736마리입니다. 모두 합쳐 34만 6647마리입니다. 이들 포획두수는 ASF 발생 이전인 '18년(5만 412마리)과 비교하면 약 40~100% 증가한 수준입니다.
4년간 포획두수를 시도별로 보면 경북이 9만 5504마리로 가장 많이 포획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압도적 1위입니다. 이어 강원(60,637), 충북(42,331), 경남(39,466), 경기(36,037), 전남(21,144), 충남(19,734), 전북(19,126), 울산(3,535) 등의 순입니다.
지난해의 경우는 모두 7만 6736마리를 포획했는데 역시 경북에서 가장 많이 포획하였습니다. 2만 4400마리입니다. 이어 충북(10,231), 경남(9,122), 강원(6,568), 충남(5,867), 경기(5,839), 전남(4,921), 울산(833) 등의 순으로 포획을 많이 하였습니다.
최초 ASF 발생시도인 경기와 강원에서의 야생멧돼지 포획두수는 줄고 있는 반면 확산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경북과 충북, 충남, 전북 등에서의 포획두수는 증가하는 양상입니다.
한편 지난해 정부는 전국 야생멧돼지 서식 밀도를 0.7마리/㎢ 이하로 저감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관련 기사). 이를 위해 시도별로 포획목표를 설정하고, 집중관리지역과 비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야생멧돼지에 대하여 연중 상시 포획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지난해 정부의 서식 밀도 저감 목표 달성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1년 대비 '22년 멧돼지 포획두수는 불과 6.7%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멧돼지의 번식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전국적으로 전체 개체수와 서식 밀도는 증가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은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도심 멧돼지 출몰 소식입니다.
지난달 20일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멧돼지 개체수 저감을 위한 방안을 환경부와 협업하여 추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관련 기사). 최근 김인중 차관은 야생멧돼지 관련 관계기관에 "ASF가 멧돼지를 통해 경기 남부로 확산하지 않도록 야생멧돼지 수색·포획 등 차단방역에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하였습니다.
이는 야생멧돼지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농식품부의 의례적인 바람입니다. 대한한돈협회의 3년간 매년 75% 야생멧돼지 감축 요구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주장일 뿐입니다.
관련해 한 산업관계자는 "멧돼지 제로화 내지는 포획두수의 획기적인 저감은 어차피 불가능한 목표였다. 한번도 우리나라가 성공한 적이 없는 정책이었다. 산업이 지금이라도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현실성있는 대책을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