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원도 홍천 사육돼지 ASF 발생으로 3주간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진 농장 숫자가 당초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밝힌 숫자보다 실제로는 무려 8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농식품부는 지난 29일 ASF 방역조치 추진상황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역학 관련 농장이 89호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30일 돼지와사람이 파악한 3주 이동제한 명령 대상 돼지농장 숫자는 771호입니다. 도축장과 관련된 역학농장이 723호, 발생농장과 연관된 역학농장이 33호, 홍천 소재 농장 15호 등입니다. 지역적으로는 발생지역인 강원를 비롯해 경기, 충북, 경북 등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들 농장은 지난 26일부터 3주간 돼지 출하(이동)뿐만 아니라 분뇨 배출이 금지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전체 농장('22년 1분기 5951호, 통계청)의 13.0%(771호)에 해당하는 농장이 경영상 일시에 손발이 묶인 셈입니다. 

이에 농가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다'는 반응입니다.

한 농가는 "ASF가 국내 유입된 이후 8대 방역시설 설치도 하고, 출하 전 검사, 도축 전 검사 등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기존 역학 관련 농장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출하차량이 도축장 방문 전후 거점소독시설에서 소독을 실시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SOP상 역학 관련 농장 선정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도축장 관련 역학농장 선정기준이 우선 개정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되었습니다.  

현행 SOP상에는 ASF 발생일 기준 과거 21일 이내에 발생농장이 출하가축을 도축한 도축장을 방문한 차량(사람)이 출입한 다른 농장에 대해서도 역학 관련 농장으로 지정합니다. 이번 홍천 발생 사례를 기준으로 보면 발생일이 5월 26일이니 앞서 6일부터 해당 도축장을 방문한 차량이 방문한 농장은 모두 역학 관련 농장이 되는 셈입니다.

통상 발생농장 돼지가 도축된 날부터 이후 도축장을 방문한 차량이 방문한 농장이 역학 관련 농장이 될 것이라는 상식과 배치됩니다. 

다른 한 농가는 "홍천에 26일 ASF가 발생했는데 24일 도축장에 갔다 온 농가까지 3주 이동제한에 걸려있다"며 황당함을 호소했습니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농가의 주장과 호소에 30일 도축장 관련 역학 농가 723호에 대해 돼지 출하와 분뇨 반출을 허용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돼지 출하의 경우 임상·정밀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지정도축장으로 출하를 허용해 주었습니다. 

분뇨의 경우 이동제한 해제 시까지 농장 내 보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보관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돼지와 분뇨 정밀검사 결과 음성을 확인한 후 관할 시군 내 공동자원화시설, 공공처리장 등에서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이 경우 분뇨를 이동 시 분뇨 차량 앞뒤에서 차량으로 도로 소독을 실시하며 이동하도록 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