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북과 불과 수 km 떨어진 지점에서 ASF 양성멧돼지가 확인되었습니다. 이제 지금 당장 충북 혹은 경북에서 ASF 양성멧돼지가 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상황까지 온 것입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외룡리 도로 옆에서 4개월령 수컷 멧돼지 한 마리가 수렵인에 의해 총기 포획되었습니다. 그리고 4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검사 결과 ASF 감염 개체로 확인되어 영월에서의 15번째 양성개체(#1677)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번 영월 양성멧돼지의 포획지점은 기존 발견지점과는 상당한 거리입니다. 영월 발견지점과는 35km, 정선 발견지점과는 27km 가량 각각 남쪽 방향으로 떨어진 위치입니다. 

반대로 충북(단양)과 경북(봉화)과는 더욱 가까워진 위치입니다. 대략 충북과는 5.2km, 경북과는 7.5km 거리입니다. 또한, 소백산 국립공원과는 7.4km 거리입니다. 모두 환경부가 밝힌 공식 멧돼지 일일 이동능력 2~15km 범위 내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양성멧돼지의 남하 속도를 감안한다면 충북과 경북, 소백산 등으로의 확산은 조만간 일어날, 피할 수 없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관련해 강원대학교 박선일 교수는 "충북은 이미 넘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발견하지 못한 상태일 것이다. 경북도 조만간 발견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이번 영월 양성멧돼지는 정부의 클린존 시행 때문"이라고 단언했습니다(관련 기사).

강원 남부를 중심으로 양성멧돼지가 많이 분포해 있는 상황에서 클린존(횡성~원주~평창~영월~정선~동해~삼척~태백)에서의 무분별한 총기 포획 정책으로 이들을 충북과 경북으로 내쫓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박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강원도 농가들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장과 궤를 같이 합니다(관련 기사). 

박 교수는 "강원 남부의 클린존 정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충북과 경북에서 속히 광역수렵장을 개설해야 한다. 광역수렵장 개설은 현행 법령상 환경부가 아니라 광역지자체가 갖고 있어 지자체가 속히 움직이든, 법령을 뜯어 고쳐 환경부가 강제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