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확실한 정답은 없는 양돈 사양관리 등에 관한 주제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열일곱 번째 원고의 주제는 ‘번식돈군 폐사와 관련된 비뇨생식기계 감염증’입니다.
일 년 중 날씨가 가장 좋다는 5월의 어느 날, 모 농장은 임신사 혹은 분만사에서 모돈 1마리가 갑자기 저세상으로 간 모습을 발견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농장에서는 ‘아, 오늘 모돈 1마리가 편한 곳으로 갔구나’ 라는 정도로 생각합니다.
'1마리'라고 예를 든 이유는, 만약 2마리 이상의 모돈이 하루에 한꺼번에 폐사했다면 질병 혹은 기타의 이유로 인하여 그 모돈들이 폐사했다고 판단하고 그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1마리가 폐사하였다면 통상 농장은 그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굳이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에 1마리가 폐사하였다고 그 숫자가 적은 것은 아닙니다. 1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하루에 1마리 폐사라 할지라도 농장에 따라 1년에 (상시 모돈 기준) 모돈 폐사율이 1%인 농장도 있을 것이며, 3%인 농장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명백히 1%인 농장보다 3%인 농장에 무언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도 상당히 합리적일 것입니다.
1. 번식돈군의 폐사 원인 구분
먼저 1991년에 발표된 자료1)를 함께 보겠습니다. 해당 자료는 캐나다의 퀘백주에서 1981년부터 1987년까지 총 426두의 모돈 폐사 원인을 조사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돈 폐사 원인 중 1위는 '심부전(heart failure)'이며 발생건수는 94건으로 22.1%의 발생비율을 보였습니다. 평균 발생 연령은 2.3년으로 산차로 계산해보면 약 4.0산차 정도입니다.
2위는 '복부 장기 전위(torsions and other accidents of abdominal organs)'이며 발생 비율은 18.3%입니다. 3위는 '방광염-신우신염(cystitis-pyelonephritis)'으로 발생비율은 7.5%입니다.
이와는 확연히 다른 발생 비율을 보여주는 자료도 있습니다. '방광염-신우신염'이 모돈 폐사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원인이라고 보고된 여러 자료들2),3),4),5)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보고된 한 연구 결과4)에 따르면 '방광염-신우신염'이 모돈 폐사의 원인 중 첫 번째를 차지하며 40% 이상의 발생 비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심부전' 현상이 발생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한 자료에 의하면1)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돼지의 심장 크기와 무게가 몸무게에 비해 적기 때문에 심부전이 발생할 확률이 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복부장기 전위'에 관한 부분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복부장기 전위' 현상은 임신모돈에 사료를 주는 시간 간격이 길고 1회 사료 급여 시 많은 양을 한꺼번에 급여했을 때 많이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1일 2회 이상 나누어서 임신모돈에 사료를 급여하는 농장에서도 복부장기 전위 현상이 발생하여 모돈이 폐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원인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즉, '심부전'과 '복부장기 전위' 현상을 줄이기 위한 특별한 사양관리 방법이나 진단, 치료 방법은 아직까지는 잘 밝혀지지 않았거나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방광염-신우신염'의 경우 충분히 그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2. 방광염-신우신염에 관하여6)
요도의 끝 부분 그리고 질 입구에서 병원체가 들어와서 요로에 감염(ascending infection, 상향 감염)되면 방광염과 신우신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비특이적인 감염 원인체들은 대장균,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E.coli, T. pyogenes, Streptococcus spp., Staphylococcus spp., Carr and Walton 1993)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뇨기계 쪽에만 감염되는 A. suis(Actinobaculum suis) 라는 원인체가 있는데 이 세균이 모돈의 비뇨기계의 상향감염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원인체입니다. A. suis는 방광염과 신우신염의 원인(단독감염 및 복합 감염을 모두 포함)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하며 A. suis의 감염으로 인해 모돈의 폐사율이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러한 원인체들이 하부 요로에서부터 감염되어 임상증상이 시작됩니다. 감염이 시작되어 임상증상을 일으키는 데는 몇 가지의 요인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배뇨 활동이 원활하면 앞에서 언급한 병원체들이 자주 소변으로 인해 씻겨 나가게 되어 방광 내의 무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부족한 음수량,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경우, 혹은 pH가 높은 물을 마시게 되면서 배뇨 활동이 원활해지지 못해 소변이 방광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병원체들이 방광 내에서 염증을 일으키는데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회음부, 즉 하부 요로 근처에서 병원체의 감염 기회가 늘어나는 경우입니다. 분변 처리가 원활하지 못해 임신·분만 모돈의 엉덩이가 항상 분변에 닿아있는 경우, 그리고 교배 시점, 그리고 분만 시점이 주된 원인이거나 감염 기회가 높아지는 시점입니다.
이 외에도 알려진 사실은 모돈의 산차가 높을수록 '방광염-신우신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살이 많이 찐 경우, 그리고 발을 다쳐 지제가 불량할 경우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방광염-신우신염'이 발생한 개체는 폐사가 일어날 수 있으며, 만약 회복하더라도 체중이 줄어들어 BCS가 나빠지고 이후 산차의 생산성적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결국 농장의 성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된 임상증상을 관찰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급성 및 심급성 방광염-신우신염의 경우 급성 신부전으로 인한 폐사가 발생하므로 이와 관련된 임상증상을 관찰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돈의 소변에 핏빛, 혹은 붉은 갈색에 가까운 색깔이 보이면서 심한 냄새가 나는 경우, 혹은 소변이 혼탁하게 보이는 경우 비뇨기계에 염증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A. suis에 감염된 경우 소변의 pH가 5.5~7.5에서 8~9까지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농장에 소변검사 간이 키트를 구비해 놓고 전체 모돈, 혹은 임상증상 발현에 대한 의심이 가는 모돈에 대해서 교배 후 1, 3, 5일차 그리고 분만 후 1, 3, 5일차에 소변의 pH, 요단백, 혈뇨 유무 등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변검사 간이 키트의 경우 주변의 개업 수의사·원장에게 문의하면 됩니다.
3. 마무리
이 글에서는 모돈 폐사와 관련된 원인 중 '방광염-신우신염'에 대하여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위에 언급한 증상이 농장에 보이거나 소변 검사 간이 키트에 이상이 있는 경우, 그리고 갑작스러운 모돈 폐사가 농장에 발생하는 경우 지체없이 개업 수의사·원장에게 연락하여 적절한 진단 및 처방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1) D'Allaire S, Drolet R, Chagnon M. The causes of sow mortality: A retrospective study. Can Vet J. 1991;32(4):241-243.
2) Jones JET. An investigation of the causes of mortality and morbidity in sows in a commercial herd. Br Vet J 1967; 123: 327-339.
3) Jones JET. The cause of death in sows: a one year survey of 106 herds in Essex. Br Vet J 1968; 124: 45-54.
4) Madec F. Analyse des causes de mortalite des truies en cours de periode d'elevage. Rec Med Vet 1984; 160: 329-335.
5) Smith W. Sow mortality - limited survey. Proc Int Pig Vet Soc 1984; 8: 368.
6) Zimmerman et al., 2019. Diseases of swine 11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