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확실한 정답은 없는 양돈 사양관리 등에 관한 주제에 대하여 여러 가지 관점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네 번째 원고의 주제는 ‘발정 재귀 일령’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생산일수(NPD)'를 다룬 지난 글(바로가기)에서 잠시 언급이 되었던 ‘발정 재귀 일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특히,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정사양(flushing)'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여 해 보려 합니다.
'발정재귀일령(days of wean-to-service)'은 이유 후 첫 교배가 이루어지는 시간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모돈은 포유 중 그리고 이유 및 이유 후의 여러 호르몬의 작용으로 인하여 발정이 유도·발현되며 이후 교배(인공수정)를 거쳐 수정 및 착상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수치의 차이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농장에서는 이유 후 90% 이상의 모돈이 7일 안에 발정이 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꼽자면 이유 후 발정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늘어지면 ▶생산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배치 관리를 하는 농장에서는 생산 계획을 잡기가 상당히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한 배치의 교배 복수를 못 맞추면 분만 복수 맞추기 역시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이유 후 발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래에서 이의 요소를 함께 살펴보고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산차(parity)
산차가 높은 모돈에서보다는 산차가 낮은 모돈, 특히 초산돈에서는 평균 발정재귀일이 더 길고 이유 후 7일 이내에 발정을 보이는 모돈의 비율도 더 적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초산돈은 아직 성장이 마무리 되지 않은 단계이므로 섭취한 영양분이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서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번식·생식기계 쪽으로 갈 영양분이 아무래도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2산차 증후군(2nd parity syndrome)'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서 초산차 모돈에 대해 여러가지 특별한 관리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①4주 포유 농장에서는 초산차 모돈을 따로 분리하여 좀 더 일찍 이유를 시키는 관리를 하는 곳도 있으며 ②초산차 이유모돈에 따로 여러가지 포도당이나 비타민 등의 첨가제를 급여하는 곳도 있습니다. ③그리고 양돈수의사에 의한 호르몬 제제 처방으로 이유 후 발정이 오는 날짜를 미루는 방법 등도 있습니다. 즉, 미루어진 날짜만큼 사료와 포도당 등을 더 먹고 체력을 회복시킨 후에 교배가 이루어지는 개념입니다. ④모돈 규모가 큰 농장에서는 초산차 전용 돈사까지 운용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흔한 방법은 아닙니다.
2. 계절적 요인
여름철을 예로 들어봅니다. 여름철에는 이유 후 7일 이내에 발정재귀를 보이는 비율이 감소하게 되고 무발정 비율이 증가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낮은 산차 모돈의 경우 이러한 계절적인 요인에 더욱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이 계절적 요인에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①첫 번째는 '온도'입니다. 여름철의 뜨거운 환경온도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및 난소의 호르몬 신호 전달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발정 재귀 일령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후보돈이 높은 환경온도에 노출되면 불규칙한 발정주기를 보인다고 하며 여름철 모돈이 평상시보다 약간 시원하게 유지되는 돈사에 있을 때 발정 재귀 일령은 더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②두 번째는 '일조량' 입니다. 야생 돼지는 일조량이 점점 늘어나는 시기에 임신을 하게 되며 일조량이 감소되는 시절에는 임신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한 연구에서는 인공적인 빛을 사용하여 일조량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면 이유 후 5일차까지 교배되는 모돈의 숫자가 증가한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대한민국에서는 인공적인 일조량을 여름철에 맞추어(약 16시간) 주는 것이 좋지 않나 판단됩니다.
3. 포유 기간
한 연구 결과를 보면 모돈의 포유 기간이 길수록 발정 재귀 일령은 짧아진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포유 기간을 6주까지 점차로 증가시키면 발정 재귀 일령은 점점 짧아지는 곡선형태의 그래프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범주로 보아서 '3주 포유'와 '4주 포유' 두 가지의 방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4주 포유'일 때의 번식 성적이 '3주 포유'의 그것보다 좀 더 좋은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만 포유 기간을 3주에서 4주로 늘리는 데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①먼저 시설투자를 통한 분만사 확충입니다. 그리고 ②늘어나는 포유기간만큼 분만사에서의 사료 급여 방법과 사양 관리 방식의 변화를 꼼꼼하게 다시 점검하여야 합니다.
4. 영양(nutrition)
포유 기간 동안 모돈의 사료 섭취량은 발정 재귀 일령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적게 먹는 것'보단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많이 먹는다'는 것을 다시 풀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①각각의 포유모돈에 설정된 '최대 사료 섭취량'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포유 18일차에 일일 섭취량 8kg에 도달하는 것보다 포유 7-10일차에 일일 섭취량 7kg에 도달하여 이유 시점까지 쭉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은 각 사료 회사마다 권장하는 급여 방법이 따로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②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유 후 사료(에너지) 섭취가 발정재귀일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강정사양(flushing)'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에 관련하여 2017년에 네덜란드에서 발표된 흥미로운 글을 하나 발견하여 간단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2).
이유 후 교배 시점까지 이유모돈에게 강정사양(flushing)을 실시하면 난모세포(oocyte)의 품질이 향상됩니다(난모세포의 크기 및 균일도가 좋아짐). 사료에 추가적인 에너지를 공급하여 주면 되는데, 이 에너지의 기본은 탄수화물이며 전분과 당류에서 얻을 수 있는 글루코스(포도당)를 급여하면 됩니다. 하루에 모돈 1두당 최소한 150g의 덱스트로스(dextrose)를 급여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흔히 '포도당'이라고 부르는 물질을 '글루코스'라고 하며 'd형 글루코스''를 덱스트로스'라고 부릅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포도당 첨가제를 하루에 약 150g 정도(종이컵 1컵)를 급여하면 난모세포의 품질이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난자의 품질이 우수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포도당 급여 시 하루에 급여해야 할 양을 나누어서 급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꺼번에 종이컵 1컵의 분량을 모돈 사료통에 급여해 주면 잘 안먹거나 허실이 많아집니다.
5. 정리하며
이번 글에서 말씀드린 발정 재귀 일령에 관련된 요인은 여러 요인 가운데 일부분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개선해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사실 모돈의 발정 재귀 일령은 번식돈군의 전체적인 체평점(Body Condition Score, BCS)과 사료 섭취량에 따른 치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료회사와 양돈수의사 등의 컨설팅을 받아서 성적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Reference
1) Dial GD, Marsh WE, Polson DD, Vaillancourt JP. Reproductive failure: Differential diagnosis. In: Leman AL, Straw BE, Mengeling WL, d’Allaire S, Taylor DJ, editors. Diseases of Swine. 7th ed. Ames, Iowa: Iowa State Univ Pr; 1992. pp. 88–137.
2) www.topigsnorv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