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번성기인 봄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멧돼지에서의 ASF 발생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한돈산업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2월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건수는 모두 167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며, 특히 전월(96건)보다 71건(74.0%)이나 늘어난 결과입니다. 전년 2월(143건)과 비교해도 24건(16.8%)이 더 많습니다. 2월 설 연휴와 영하의 날씨, 28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입니다.
167건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춘천이 가장 많은 54건입니다. 이어 연천 33, 화천 30, 포천 16, 인제 13, 양구 12, 가평 4, 영월 2, 철원·양양·강릉 각 1건 등의 순입니다.
춘천이 화천, 연천에 이어 새로운 다발생 지역으로 부상하였습니다. 기존 연천과 화천에서의 멧돼지 발생은 다시 증가하는 양상입니다. 영월과 강릉은 울타리 밖 추가 확산 사례입니다.
지난 25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봄철 ASF 방역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지난 1년간 집중 포획을 통해 멧돼지 개체수를 ’19년 10월 6마리/㎢에서 ‘20년 10월, 4.1마리/㎢까지 감축하였고, 발생지역 주변에 대한 폐사체 수색 강화로 오염원을 사전 제거하였다"고 자평한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곰곰히 현재의 ASF 상황을 살펴보면 실로 부끄러운 발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멧돼지 관련 정부가 그간 노력한 결과가 고작 '확산과 증가'라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봄철 멧돼지 출산기(4∼5월) 이후 개체수가 급증하고,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현재 발생지점에서 서쪽이나 남쪽으로 확산되어 양돈농장 밀집 지역 등으로 유입될 우려가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관련해 한 수의전문가는 "현재 드러난 멧돼지 발생건수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본격적으로 날이 풀리고 수색 효율이 늘어나면서 발생건수는 당분간 크게 증가할 것이고, 새로운 지역 확산은 예정된 수순일 것이다. 사실상 ASF 상황을 엄중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정부이다"며, 정부의 전향적이고, 책임있는 태도를 주문했습니다.
한편 28일 기준 ASF 누적 발생건수는 모두 1,190건(사육돼지 16, 야생멧돼지 1,174)입니다. 야생멧돼지는 지역적으로 연천360, 철원35 파주98, 화천383, 양구48, 고성4, 포천55, 인제61, 춘천95, 가평16, 영월10, 양양8, 강릉1건 등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