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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희생농가 이야기(7)] 파주농가들 "앞으로 누가 신고하겠나?"

빠른 재입식을 기다리며...대한한돈협회 파주지부 농가 인터뷰

지난해 9월 17일 국내 첫 ASF 확진 이후, 강화, 김포에 이어 파주지역 양돈농가들은 111농가 125,878두에 달하는 돼지를 수매 또는 살처분했습니다. 9개월이 지난 현재 두 달뒤에는 재입식이 되리라는 불안한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대한한돈협회 파주지부를 찾았습니다. 

 

 

파주지부를 이끄는 장석철 파주지부장, 이준석 사무국장 그리고 민승호 파주 ASF 비대위원장과 솥배미농장의 나기영 대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부모님부터 이어온 농장을 맡아 청년시절부터 함께 일구어 온 4명 양돈인들의 양돈경력을 합치면 110년이 넘습니다. 말 그대로 베테랑들입니다. 또다른 말로는 오로지 돼지밖에 모른다는 것입니다.  

 

파주시지부 장석철 지부장(대양농장)은 만나자마자 '지금이 2010년 구제역 때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장 지부장은 "ASF도 2010년 구제역 때만큼 빠른 시간내 재입식이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어느덧 9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국내 ASF 방역의 1차적 실패는 정부에 있다. 양돈농가들이 빠른 신고로 전국 확산을 막았다. 농가는 ASF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온갖 피해를 감내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 지부장의 현재 상황에 대해 답답해 하는 얘기는 이어졌습니다. 최근 재입식을 전제로 방역시설 기준 강화를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데 미허가축사 문제로 빚을 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휴업상태가 길어지면서 시설 강화에 드는 비용 충당에 걱정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잠을 자지 못 한다. 하룻밤에도 6~7번씩 잠에서 깬다. 순간순간 당장 할 일이 없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앞으로 빚은 어떻게 갚을까? 농장 유지비는 계속 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재입식을 하지? 이런 생각에 분노가 극에 달하니, 사람이 자살하는 것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신적인 압박감을 토로했습니다.

 

 

ASF 확진 농장이라고 소개한 나기영 대표(솥배미농장, 2,700두)는 장 지부장의 재입식 고민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후보돈을 들여 수익이 날 때까지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았더니 2,000두 재입식해서 수익이 날 때까지 11억이 든다. 2,000두 피해보상액은 8억인데 3~4억은 더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농식품부가 요구하는 8가지 방역기준에 들어가는 시설비용은 따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대표는 "2~3년 전부터 농가들이 꾸준히 교육을 받아서 지난해 불과 2~3마리가 ASF 걸렸을 때 신고를 한 것이다. (전체 시군 돼지를 한꺼번에) 땅에 묻는 것은 누가 못 하겠나? 정부는 ASF 희생 농가들에게 잘 해 주어야 한다. ASF 희생농가들을 괴롭히고 1년씩 휴업을 시키면 앞으로 누가 신고를 제때 하겠나?"하고 반문했습니다.

 

"신고를 하면 유럽은 120% 보상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신고를 한 농가에 대해 잔존물의 20%를 삭감해서 보상한다. 이런 정책이면 대한민국 ASF는 근절이 안된다. 정부의 제재는 한계가 있다. ASF가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유도를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파주 ASF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승호(진호농장,3800두) 대표는 처음부터 정부의 ASF 정책 초점이 잘못 맞추어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실제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되었는지 밝히지 않은 채, 멧돼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야생멧돼지와 농가를 분리해서 생각을 해야 한다. 철원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철원의 경우 야생멧돼지에서 AS가 발병했지만, 정부의 우려와 달리 실제 농가에서 ASF 발병은 없습니다. 

 

또한, 민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의 희생농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언급했습니다. 

 

"공무원들은 농가들이 살처분 비용만 가지고도 큰 돈을 가져갔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파주는 100% 돈을 다 받은 사람은 거의 없고, 일부 못 받은 농가들이 많다"며, "지금 ASF 희생농가들 누구나 악에 받쳐 있다. 오늘 모인 농가들 모두 아버님께 물려 받아서 2대째 운영하고 있는데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주시지부 이준석(재호농장,2700두) 사무국장은 정부의 ASF 정책 관련 의견 청취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들 30년씩 돼지를 키운 사람들이다. 현장 상황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정부는 우리들로부터 의견이 청취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교수들의 의견만 듣는다"며, "지역 당사자들과 협의가 된 다음에 일을 처리하면 수월하고 반발도 없을텐데 정부는 먼저 결정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강제하니 당연히 농가의 반발이 생기지 않겠나?"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서 ASF 신고 관련 나기영 대표와 같은 의견을 더했습니다. 

 

"정부가 하도 법으로 농가들을 힘들게 하니 농가들이 법을 다 꾀고 있다. 앞으로 ASF가 발생하더라도 신고는 안 할 것 같다. 병든 돼지만 살짝 묻을 것 같다. 모든 양돈농가들이 우리 ASF 희생농가들을 보고 학습이 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하며, 희생농가들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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