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돼지 도매가격이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주도 또 떨어져 5주 연속 하락이 확실시 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가격 수준보다 낮은 것은 물론입니다. 아직 캐나다산 등 무관세 할당관세 물량 4만 5천 톤이 풀리기 전이고 독일산 돼지고기의 수입 재개를 앞둔 시점이어서 향후 가격 전망이 더욱 암울해 보입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23주차인 지난주(6.4-10) 돼지 평균 도매가격은 5654원(kg당, 등외 및 제주 제외)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전주(5719원)보다 1.1% 낮은 가격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6039원)보다는 무려 6.3% 적은 가격입니다. 아울러 19주차(6016원) 이후 4주 연속 하락한 가격입니다.
24주차인 이번주 역시 가격 하락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14일 5522원, 15일 5625원 형성에 그쳐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5주 연속 가격 하락이 확실시 되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돼지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분위기로 돼지고기 수요가 컸던 반면, 올해는 고금리와 경제침체에 따른 돼지고기 소비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한돈 생산량이 소폭 증가한 것도 한 요인입니다. 이에 한돈 재고는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한 상황입니다(관련 기사).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는 정반대입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12일자 주간시황에서 "현충일 징검다리 휴일에도 불구하고 외식 및 가정소비가 살아나지 못하고 여전히 부진했다"라며, "구이류는 대형마트 할인행사 진행에도 수요가 크지 않았으며, 구이식당 등에서의 수요도 계속 부진을 나타내 적체가 누적되며 시중에 덤핑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정부가 할당관세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중순이었습니다. 당시 주요 언론은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19.1% 상승했다는 내용으로 일제히 뉴스로 전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구제역 발생에 따른 일시적인 가격 급등을 갖고 호들갑을 떤 것입니다(관련 기사).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가격 급등 상황은 공급 차질에 대한 불안심리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이르면 7~8월부터 ASF 발생으로 2020년 9월부터 수입이 중단되어 있던 독일산 돼지고기가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계속해서 불안심리가 확산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에는 상반기(1만톤)에 이어 하반기에도 할당관세 적용을 통한 돼지고기 공급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할당관세 결정은 잘못된 정책 판단입니다. 이제라도 중단해야 합니다.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에 정책을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