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메가(Mega) FTA'로 여겨지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신청에 속도를 내면서, 축산단체협의회(이하 축단협)가 생존권을 건 투쟁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CPTPP는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탈퇴하자 일본을 중심으로 나머지 11개국이 이듬해 출범시킨 협의체입니다. 우리 정부는 TPP 가입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다가 미국의 탈퇴 이후에는 특별한 입장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중국이 CPTPP 가입 신청서를 냈고, 일주일 뒤 대만도 가입을 신청했습니다. CPTPP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TPP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위해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황스러운 전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련의 상황으로 미국 또한 CPTPP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우리 정부도 바빠졌습니다.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회원국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먼저 가입하는 것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CPTPP 가입 추진에 축단협은 CPTPP 가입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게 된다면 농축산물의 추가 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입니다. 동물검역도 문제입니다. 강화된 식품동식물검역 규제 협정 규정은 수입허용 검토기준을 기존 지역화 개념에서 구획화(농장 단위)까지 포함시켜 사실상 구제역, ASF 등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을 이유로 자국의 시장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또한 앞으로 중국이 CPTPP에 가입하게 된다면 중국의 가열처리된 돼지고기 또는 제품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축산농가들에게 정부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지 오래입니다.
농식품부의 농가 떠넘기기 방역 정책과 성과에만 급급한 물가안정 정책에 농식품부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축단협은 성명서에서 "축산업 기반 보호를 위한 실현 가능한 목표 설정과 예산지원이 급선무이다"라며 "껍데이에 불과했던 문재인 정부의 '농정틀 전환'에 상처 입은 전국 축산농가들은 250만 농민동지들과 연대하여 강력한 생존권 투쟁을 전개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