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입을 통해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시킬 것을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 후 기자 간담회에서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기후변화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통화·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국민의 합의점이 어디인지를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 대부분의 언론은 그대로 기사화 하거나 소신 발언으로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적극적인 농산물 수입을 권장하는 발언임에도 비판적인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총재는 농산물 가격과 관련해 "재배 면적을 늘렸는데 기후가 좋아서 농산물 생산이 늘어나면 가격이 폭락해 생산자는 어려워진다"라며 "반면 기후가 나빠졌다고 하면 재배 면적이 넓더라도 생산량이 줄어 보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라고 정책의 불합리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식량위기는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로, 많은 국가가 농산물 수출을 줄이고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특히 전면적인 농산물 수입으로 물가를 잡겠다고 한다면 농업을 포기하는 국내 농가만 늘어날 것입니다. 

관련하여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은 "물가정책 실패해놓고 농산물 수입 운운하는 한국은행 총재는 농업을 모르면 입을 다물라!"는 논평을 냈습니다.

전농은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조절할 책임이 있는 중앙은행의 총재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하고, 윤석열정권의 관료답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전농은 "윤석열 정권은 출범 이래 2년 가까이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라며 "그 결과는 농민들이 유통상인들에게 넘기는 가격만 폭락했을 뿐,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올해 1분기 돼지고기 수입량은 12만7018톤으로 지난해 1분기 수입량(10만1684톤)에 비해 24.9% 증가한 수준입니다. 역대 최대 수입량을 기록한 '18년(46만3501톤)의 1분기 수입량(12만9957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관련 기사). 이런 가운데 1분기 돼지 평균 도매가격은 447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96원보다 2.7%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물가·고금리 속 한돈 소비 감소와 함께 수입육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