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경기북부에서 양돈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최근 '톱밥 운반차량' 관련 ASF 상황실로부터 받은 문자로 인한 황당한 마음에 두서없이 의견을 전합니다. 

다음은 문제의 ASF 상황실 명의의 문자입니다. 

[ASF 상황실]

톱밥(왕겨, 수피 등) 운반차량의 양돈농가 출입이 금지되는 조치가 시행되었습니다. 

-경기도에서 각 톱밥 업체에 연락을 하여 톤백, 포대로 공급할 수 있도록 협조를 한다고 하오니 농장주께서는 업체에 연락하여 톤백 또는 포대로 공급을 받아 농장외부 공터에서 환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환적 시 농장주의 차량 또는 장비를 이용가능하고 해당 차량 또는 장비는 농장출입구에서 들고날때 반복적으로 소독을 실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톱밥(왕겨, 수피) 공급차량은 원래 축산차량 등록이 원칙이나 농장에 들어오지 않는 단서하에 일반용차도 가능하며 개별 농장외부에 방문 시 소독필증을 휴대하여야 하며, 농장주께서는 공급차량운전자가 휴대하고 있는 소독필증을 회수하여 소독필증 재사용을 차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번 당국의 조치에 대해 황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돼지와 사료 운송 차량은 거점 소독 후 농장 진출입 진행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돼지 상차 차량이 거점 소독소를 거쳐 도축장으로 가는 황당한 SOP 관련해서도 조속히 해결되어야 하지만 잠시 논외로 하고, 돼지와 사료 운송 차량도 농장 진출입을 하고 있는데 톱밥(왕겨, 수피 등) 차량이 거점 소독 후 농장 진출입을 못하게 하는 것은 방역적인 위험도를 고려한다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 먹는 것 보다 싸는 것이 중요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이동제한에 따른 밀사에도 불구하고 가축을 굶기지 못하여 부득이하게 사료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생하는 분뇨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의 관련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입을 열어 놓고 항문을 막을거면 입도 막는게 맞다 판단됩니다.

셋째, ‘농장주의 차량 또는 장비를 이용하여 농장 외부 공터에서 환적’? 현재 경기 북부 각 농장은 방역 초소를 운영하면서 농장 진출입 통제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농장 차량과 장비가 환적을 위해 농장 밖으로 나간다? . . . 과연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더욱이 톱밥(왕겨, 수피 등)을 환적할 수 있는 농장주 차량과 장비를 구비한 농장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것이 실행 가능한 일인지 정책 입안자가 확인했는지 궁금합니다.

넷째, 농장에서 사용하는 톱밥(왕겨, 수피 등) 사용량을 고려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톱밥 돈사의 경우 톱밥이 없으면 정상적인 사육이 불가능합니다. 정화 방류나 분뇨 위탁 처리하는 농장 또한 발생하는 탈수 케이크(뇨를 제거한 분)의 정상적인 퇴비화 과정을 위해서는 부숙제인 톱밥(왕겨, 수피 등)의 사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사용량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다섯째, 경기 북부 퇴비 반출 금지가 한 달을 넘기고 있습니다. 점점 쌓여만 가는 퇴비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많은 농장들이 본의 아니게 불법적인 행위를 동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경기북부의 농장 사장들은 1%의 ASF 발생 가능성도 차단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위험 요소를 100%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부득이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일(사료 공급, 비육 출하 등과 더불어 분뇨 처리)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때문에 방역정책은 ASF 위험을 최소화 하면서(도축장 소독 강화, 거점 소독, 운송과 출하 지역 배정 등)도 동시에 합리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쪼록 이번 톱밥(왕겨, 수피 등) 운반차량의 양돈농가 출입 금지 조치를 취소하고 아울러 돼지이동 및 분뇨처리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 주장 글은 '돼지와사람'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