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이 장관은 취임식에서 먼저 '어려운 시기에 장관직을 맡게 되어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에 걸맞은 미래농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구체적인 전략으로 ▶청년 후계인력 양성 ▶직접지불제의 공익형 개편 ▶안전한 농식품 생산 ▶살기 편한 삶의 공간 ▶식량자급률 규범화 등을 소개했습니다.
축산업과 관련해 이 장관은 '국민이 안심하고 우리 축산물을 소비하도록 사육밀도 등 축산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며 동물복지형 축산업으로의 정책 의지를 밝히고 아울러 '철저한 예방과 신속하고 선제적인 차단방역으로 AI·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축사적법화 관련해서는 먼저 '농업인의 눈높이에서 살펴보아달라'고 농식품부 및 산하기관 임직원에게 당부하고 아울러 '현장에서 기존 대책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대책을 좀 더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더 노력하고 더 소통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농업인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와 유관기관 임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취임한 이개호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장관직을 맡게 되어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 농업이 어느 해인들 어렵지 않은 상황이 없었습니다만, 올해는 살인적 폭염과 가뭄 등으로 농업인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먼저 큰 고통과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농업인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지난 10일 임명장을 받자마자 경남 거창의 폭염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접한 농업인들의 우려와 고통은 매우 컸습니다.
농업인 여러분, 이번 폭염과 가뭄에 비상한 각오와 노력으로 대응하겠습니다. 농협 등 유관기관, 지방자치단체와 적극 협력하여 가뭄지역 스프링클러 지원 등 폭염피해 예방 조치부터 재해보험금 조기 지급 등 피해 농가지원, 농업인 건강까지 빈틈없이 챙겨 나가겠습니다. 또한 국민들께서 추석 상차림을 걱정하지 않도록 농축산물 수급 대책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저는 지난 1981년부터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농정을 수립하고 시행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농어촌학생 대학 특례입학제와 농촌 정보화, 지역개발사업을 기획하여 전국적 시행의 토대를 만들었고 지역문화자원과 체험을 연계한 농촌관광 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지난 19대, 20대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농어촌상생기금 도입, 쌀 값 안정과 청탁금지법 개정에 앞장선 바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의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에 걸맞은 미래농정을 추진코자 합니다.
존경하는 농업인 여러분, 공직자와 유관기관 임직원 여러분. 우리 농업, 농촌은 심각한 고령화와 인구감소, 소득정체 등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전체 농가 경영주 중 58%가 65세를 넘어섰고 20호 미만 과소화 마을이 1200여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기후 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한편 그동안 체결한 FTA 효과가 현실화되어 국내 농식품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있고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농식품부와 농업인, 전문가 등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다음 다섯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농업, 농촌, 식품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첫째, 농업·농촌을 지켜나갈 청년 후계인력을 육성하겠습니다. 전체 경영주의 1%에 머무르고 있는 40세 이하 청년농을 10년 내에 2% 수준까지 높일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둘째, 직접지불제를 공익형으로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농업인에게 생태·환경보전의 역할을 부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한편 소규모 농가에게 더 많은 직불금이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다양한 직불제의 성과와 보완할 점을 검토하고 기초소득보장제, 농민수당 등 여러 의견을 종합하여 연말까지 대안을 만들겠습니다.
셋째, 국민 눈높이에 맞는 안전한 농식품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로컬푸드를 바탕으로 한 푸드플랜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농약허용기준, 축사환경기준 강화 등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친환경적 농업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습니다.
넷째, 농촌을 청년이 찾아오고 어르신도 살기 편한 삶의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기존에 추진했던 수많은 농촌개발 사업들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었는지 뒤돌아보고 농촌공간 배치계획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식량자급률을 규범화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제반 정책을 좀 더 촘촘하게 체계화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여름 폭염에서 보듯이 전지구적 기후변화는 일상화되고 있고 식량안보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밭작물, 사료작물 생산을 확대하고 기후변화가 과수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하게 살피겠습니다.
이러한 시대정신과 중장기 정책방향을 바탕으로 당면한 과제들도 하나하나 꼼꼼히 그리고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첫째, 농업·농촌, 식품산업을 청년일자리의 보고로 만들겠습니다. 역량있는 청년들이 마을 사무장, 사회적 공동체 리더로 활동하면서 농촌을 지킬 수 있도록 각종 지원 대책을 만들겠습니다. 청년 농업인에게 농지, 자금, 영농기술을 지원하여 창농을 활성화하고 올해부터 시작된 영농 정착 지원금을 확대하여 후계인력을 확보하겠습니다.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에 R&D, 기술, 자본을 결합하여 상품을 생산하는 다양한 식품 벤처기업을 육성하겠습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식품 벤처의 산실(産室)로 발전시키고 창업 랩을 확대하여 청년 창업을 활성화 하겠습니다.
둘째,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농업인의 가장 큰 소망은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서 농가경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농업인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채소류의 가격안정 제도를 대폭 확대하여 가격 하락시 적정 소득을 보장하겠습니다. 주력 생산품목이 지역별로 다른 만큼 주산지 중심으로 지자체, 농협 등이 주도하는 자율적 수급관리 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푸드플랜을 확산하여 중소농의 판로를 확대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신선한 지역 농산물이 공공급식 등을 통해 지역 내에서 좀 더 많이 소비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농업의 양대 기둥인 식량산업과 축산업을 더욱 튼튼히 하겠습니다.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쌀 산업의 틀을 만들겠습니다. 과거 수량 중심에서 품질과 기능성 중심으로 생산과 유통 구조를 바꾸겠습니다. 수급균형이 이루어지도록 생산조정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쌀 목표가격은 농업인 눈높이에서 물가상승률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재설정하겠습니다. 밥쌀 수입문제 역시 농업인들의 정서를 감안하여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자급률이 낮은 밀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한편, 밭작물 기계화를 확대하고 생산기반도 확충하겠습니다.
축산업을 동물복지형으로 바꿔나가고, 동물보호 수준을 향상시키겠습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우리 축산물을 소비하도록 사육밀도 등 축산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겠습니다. 철저한 예방과 신속하고 선제적인 차단방역으로 AI·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피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는 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동물등록제를 활성화하여 반려동물의 유기·유실을 줄여 나가겠습니다. 동물복지위원회의 위상과 기능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미래가 있는 농업·농촌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농업은 국가 핵심 산업입니다. 그리고 미래 전략산업입니다.
먼저, 첨단기술과 융복합하여 농식품산업의 혁신성장을 이뤄내겠습니다. 청년창업, 기술혁신, 판로개척 기능을 집약해 농업인-기업-연구기관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농업인들이 우려하는 수급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고 보완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종자, 바이오, 신소재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겠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기상재해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기후에 적합한 신품종과 적응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겠습니다.
농촌을 일자리와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습니다. 마을기업, 농촌공동체 회사, 협동조합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 주체들을 육성하여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겠습니다. 농업활동을 통한 돌봄,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농업도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생산, 가공, 유통을 연계한 농촌융복합 산업을 고도화하고 농촌의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활용한 체험관광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농업인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와 유관기관 임직원 여러분. 저는 모든 정책을 농업인의 눈으로 바라보고자 '현장과 소통'을 신조로 삼았습니다. 농업인과 소통하는 장관이 되겠습니다.
시간날 때 마다 현장을 방문해서 현장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장관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공직자 여러분들도 농업인의 눈높이로 자세를 낮추고 농업인과 소통을 해주십시오. 농업인들에게 눈을 맞추고 농업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지금 우리 농업인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새로운 농약허용기준과 무허가축사 적법화에 대해서도 농업인의 눈높이에서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 기존 대책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대책을 좀 더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더 노력하고 더 소통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문제를 농업인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농업인의 편에서 고민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새로운 농정의 핵심입니다. 현장의 관점을 바탕으로 농림축산식품 공직자 여러분들이 앞장서서 변화와 혁신의 길에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농정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오늘의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풀어나갑시다. 여러분들이 변화와 혁신에 앞장설 때만이 우리 농업과 농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감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그 길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농업·농촌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전 농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크게 달라졌듯이 앞으로 10년 후의 농업·농촌도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부터 10년 후를 준비합시다. 농업인의 눈으로, 국민의 눈으로 10년 후를 내다보는 정책을 만들어 갑시다. 농업인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데 함께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