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산업에 있어 동물복지는 매일매일 일상적인 이슈는 아닙니다. 그러나 살충제 계란 사태처럼 어느 순간 큰 파도처럼 한돈산업에 들이닥칠 수도 있다는 것을 양돈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동물복지 이슈에 대한 한돈산업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지난 19일 한국양돈연구회(회장 권동일)는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R&DB센터에서 '제13회 양돈연구포럼'을 열고 '한돈산업과 동물복지'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토론에 앞서 이득흔 국장(돼지와사람)은 '한돈, 돼지복지 만들어가기'(관련기사)'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하였습니다. 이 국장은 '한돈산업은 이미 동물복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전제하고 '돼지는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이고 잘 보살필 때 생산성과 함께 동물복지가 가능해 이 둘이 서로 반대 개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돼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실천할 수 있는 한돈산업이 돼지복지의 아젠다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돼지복지 관련 민관산학의 공식 위원회를 조직하여 장기적 로드맵을 만들 것 ▶동물복지 관련 한돈산업의 규범과 행동강령 만들고 실천할 것 ▶민간 돼지복지 3단계 인증제를 만들기 등의 구체적인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유한상 교수(서울대학교)를 좌장으로 패널 발표와 함께 참석자와의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패널로 이병석 부장(대한한돈협회), 김문조 대표(더불어행복한농장), 안기홍 소장(안기홍양돈연구소)이 참석했습니다.
먼저 이병석 부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동물복지형 사육기준 추진(암모니아 농도, 스톨 사육기간, 사육밀도 등)과 관련해 큰 틀에서 방향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나, 세부적인 기준에 대해 산업과의 절충이 필요하다'며 '기준이 협의 후에도 정부시설자금을 받은 신규 농장에만 적용하고 기존 농가에는 권고사항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문조 대표는 직접 동물복지 인증농장을 운영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유럽은 동물복지에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기준(요구)만 있고 매뉴얼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현재 농장 돼지 가격이 일반 가격과 동일하다'며 동물복지 인증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아쉬워 했습니다.
끝으로 안기홍 소장은 유럽, 미국,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고 '앞으로 수입돈육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의 사고가 필요하고,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때 육성·비육돈의 사육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민간 전문가 TF 그룹이 주도하여 동물복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패널들의 발표 뒤 종합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참석자들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좋고 값싼 축산물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동물복지도 수익이 되어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정부의 동물복지 인증제와 동물복지형 사육기준 강화 정책이 현실과 맞지 않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에 이득흔 국장은 '동물복지 논의에 있어 동물복지 인증, 사육기준 규제, 동물복지 사육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한돈산업은 이미 동물복지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동물복지 이슈를 끌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