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사육돼지에서 불과 두 달여만에 ASF가 추가 발생했습니다(관련 기사). 경북에서의 농장 발생사례는 이제 5건으로 늘어났습니다. 경북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감염멧돼지의 지역 확산에도 불구하고 사육돼지에서는 ASF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그 기록이 처참히 깨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경북의 한 양돈농가는 '난리(분쟁, 재해 따위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라며 한 마디로 표현했습니다.
경북에서 감염멧돼지가 발견된 것은 지난 '22년 2월의 일입니다(관련 기사). 충북 보은과 인접한 경북 상주에서 첫 발견되었습니다. 충북 감염멧돼지가 속리산을 지나 경북으로 넘어온 것입니다.
이후 감염멧돼지는 경북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 '22년 2월 상주 1개 시군에서 현재 울진, 문경, 영주 등 13개 시군으로 감염지역이 확대되었습니다. 13개 시군은 경북 전체 23개 시군의 56.5%에 해당합니다. 발견건수도 1천건을 훌쩍 넘어(12일 기준 1016건) 강원(1924건)에 이어 두 번째 감염멧돼지가 많이 나온 시도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급기야 올해 1월 영덕(#39)을 시작으로 6월 영천(#42), 7월 안동(#43)과 예천(#44), 8월 영천(#45) 등의 사육돼지에서 ASF 전파·감염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들 지역은 모두 감염멧돼지 발견시군입니다.
경북은 현재 ASF에 있어 가장 위험한 지역입니다. 감염멧돼지 발견건수뿐만 아니라 사육돼지에서의 감염사례가 가장 많습니다. 당장 오늘 다른 농장에서 ASF가 발생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경북에서 전북과 경남으로 감염멧돼지가 확산되더라도 자연스럽습니다.
이달 초 경북도 관계자는 "전국에서 경북이 (ASF에 있어) 가장 위험하다. 이 추세는 앞으로 몇 년간 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농장 차단방역 강화에 앞서 감염멧돼지 관리를 보다 과학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수렵인 등이 감염멧돼지 폐사체를 가지고 집으로 퇴근했다 다음날 지자체 사체 창고에 입고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산업 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총기 포획도 문제입니다. 이는 인위적인 돼지 이동을 조장할 뿐입니다.
감염멧돼지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 공개를 해야 합니다. 현재 감염멧돼지가 발견되는 경우 인접한 양돈농가에만 발견 소식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른 농가뿐만 아니라 산업은 알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온라인 정보 공개를 통해 감염멧돼지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북의 한 현장 수의사는 "지자체의 멧돼지 관리가 전반적으로 깜깜이로 운영되고, 뿐만 아니라 엉망이다. 이로 인해 농장 방역이 위협받고 있을 정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