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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 vs. 속도....입장차만 확인된 ASF 백신 국회토론회

21일 ASF 백신 국회토론회....국내외 백신 개발 현황과 관련 이슈 논의....정부와 민간 모두 백신 개발에는 공감, 개발 여건은 미흡 지적

지난 21일 강원도 철원 사육돼지에서 ASF가 확진되었습니다(관련 기사).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국회에서는 'ASF 백신'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관련 기사). 

 

 

우리나라는 지난 '19년 9월 이후 현재까지 ASF를 근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관 모두 방역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피해와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해법을 못 찾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백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준수, 자가격리 등이 효과를 발휘했지만, 전 세계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백신 도입 덕분이라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ASF의 경우 현재 전 세계적으로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병원성 복귀)이 인정된 상용화 백신은 없는 상황입니다. 베트남에서는 2개 백신이 정부 허가 하에 사용 중이나 효과 및 안전성에 있어 여전히 논란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는 코미팜, 케어사이드, 중앙백신연구소 등의 기업이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대학·연구소 등과 함께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 

 

먼저 주제 발표에서 조호성 교수(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는 ASF 백신의 개발 방향과 함께 현재 개발 수준을 설명했습니다. 조 교수는 "ASF 백신의 경우 국내 상황에 맞는 생독백신이 아닌 안전성이 보장된 다양한 형태의 백신 개발이 필요하며, 아울러 야생멧돼지 감염 방지를 위해 미끼 백신 개발 및 적용도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신은 질병의 전파와 확산을 막고, 감염은 차단방역으로 막는다"라며 ASF 제어에 있어 백신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성철 대표(코미팜)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ASF 백신 개발 현황을 소개했습니다. 코미팜은 미국 농무성 연구진이 개발한 백신 후보주를 가지고 멧돼지용 미끼 백신과 사육돼지용 백신을 동시에 개발 중입니다. 사육돼지용 백신의 경우 수출이 목적입니다. 문 대표는 "코미팜의 ASF 백신주는 (다수의 실험을 통해)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병원성 복귀가 되지 않는 등 미국 농무성 백신 개발 실험과 동일한 결과를 확인하였다"라며, "ASF 위협으로부터 국내 양돈농가를 보호하고 (동물용의약품) 수출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ASF 백신 개발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오연수 교수(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는 ASF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를 발표했습니다. 바이러스 특성에 따른 기술적인 한계도 있고 국제적으로 합의된 백신 검증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국내의 경우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용시설(BL3 등급)도 연구비도 그리고 연구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오 교수는 "ASF 발생 이후 확산 방지를 위해 울타리를 전국 22개 시군에 걸쳐 2693km 설치했고 이를 위해 1770억원이 투입되었다. 반면, 올해 농식품부의 R&D 예산은 355억원이며 이 가운데 ASF를 포함한 고위험동물감염병 대응기술 개발에 배정된 예산은 고작 48억원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발표자 외에 선우선영 박사(케어사이드), 강해은 과장(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 김정주 과장(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 정원화 팀장(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오명준 대표(동산농장, 대한한돈협회 이사), 이주용 사장(중앙백신연구소) 등이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모두 백신 개발·도입에는 공감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쪽은 신중을, 다른 한쪽은 속도를 강조했습니다. 정부측 토론자는 개발 과정에서의 안전성(병원성 복귀)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야생멧돼지용 미끼백신의 경우는 환경 및 생태계 영향 평가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민간측 토론자는 안전성 검증 중요성에 동의하면서 개발 규제 완화(BL3→BL2)와 폭넓은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향후 발생 양상에 따른 구체적인 백신 적용 지침 논의도 미리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일하게 한돈농가 입장을 대변하게 된 오명준 대표는 "통제되고 있지 않은 야생멧돼지에게 미끼백신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나머지 방역적인 부분은 농가의 노력으로 안전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충남 홍성·예산)은 "2019년 국내 처음으로 발병된 ASF는 올해까지 총 40건이 발생하였으며, 특히 작년과 올해에만 12건의 감염사례로 인해 돼지 총 6만4천여두가 살처분되었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며, "때문에 방역당국과 전문가 그리고 농가 모두가 합심하여 ASF로부터 국민이 안심하고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고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축산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백신 개발이 조속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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