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제45차 한국동물위생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이제는 양돈장에서 필수 설치 의무화 시설인 '전실'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았습니다.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방역대학원 연구팀(조정준 수의사 외)은 전실이 실제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체가 돈사 내로 유입·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 등의 차단방역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서로 다른 비육돈 돈사를 크게 3종류로 나누어 마련하였습니다. ▶전실 완전 설치 돈사 ▶전실 불완전 설치 돈사 ▶전실 미설치 돈사 등.
전실 완전 설치 돈사는 돈사 입구에 신발을 갈아신기 위한 충분한 공간과 차단벽, 발판소독조 등이 마련된 곳입니다. 외부구역과 내부구역이 명확히 구분되었습니다. 이에 비해 전실 불완전 돈사는 내외부 구역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고, 출입시 발판소독조 등에 의존합니다. 전실 미설치 돈사는 말 그대로 전실이 없는 돈사입니다. 출입이 보다 자유롭습니다. 결론적으로 내외부 신발 교체를 하는 곳은 전실 완전 설치 돈사 한 곳뿐입니다.
이어 연구팀은 이들 돈사 입구 바닥에 3종의 바이러스(PRRS, PED, CSF; 모두 백신 균주임)와 1종의 세균(돈단독균)을 도포해 농장 관리자의 신발에 자연스럽게 묻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15일 동안 돈사 통로를 따라 0에서 30미터까지의 바닥을 면봉으로 닦아 돈사 내부로 얼마큼의 병원체가 유입되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전실이 없는 돈사는 다음날부터 4종의 병원체 모두가 돈사 내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먼 곳까지 확산되어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험 15일차에는 입구로부터 20미터에서도 병원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불완전한 전실 돈사는 전실이 없는 돈사보다는 덜 오염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험 15일 내내 3~5미터까지 병원체가 확산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완전 전실 돈사는 앞서의 두 돈사에서의 오염 양상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소량의 일부 병원체가 불과 1m까지만 확산되었으며,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병원체 유입 통제가 일정 효과를 발휘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제대로된 전실 운영, 신발 갈아신기의 효과입니다.
연구팀은 "전실이 설치된 돈사에서는 병원체 확산이 거의 없었지만, 불완전 전실 및 전실 미설치 돈사는 20미터 이상 확산된 것으로 확인하였으며, 양돈장 상황을 고려해 전실을 개조하더라도 시설이 전실 목적에 적합하지 않으면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돈사 내부 차단방역 시설인 전실이 양돈장 내 병원체 유입과 전파를 막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발표는 한국동물위생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했습니다. 연구팀은 추후 논문으로도 정식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